[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시그문두르 군라우그손 총리가 조세회피지역에 페이퍼컴퍼니를 소유했다는 소식에 아이슬란드 정국이 벌집을 쑤신듯 혼란에 빠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 언론에 따르면 야당은 현직 총리가 포함된 이번 스캔들에 경악하며 4일 열리는 의회에서 정부 불신임을 위한 움직임에 착수할 예정이다.
시그문두르 군라우그손 아이슬란드 총리<br />
특히 아이슬란드의 구제금융 와중에 국가를 위기에 빠뜨렸다는 비판에 휩싸이며 실각했다가 2013년 총선에서 승리한 우파 독립당 소속으로 아이슬란드 역대 최연소 총리가 된 군라우그손 총리가 의혹에 중심에 선 만큼 여론 악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영국 가디언은 아이슬란드 야권이 이번주 군라우드손 총리에게 조기 총선 실시를 압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총선을 군라우드손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로 몰고 가기 위함이다.야당 해적당의 비르지타 욘스도티르 의원은 "오늘의 폭로로 인해 어쩔 도리가 없다"며 의회 차원의 추궁을 예고했다.아이슬란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백척간두에 있던 시점에 총리가 부인과 함께 소유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금융개혁의 이익을 얻었을 수 있다는 의혹은 그의 정치적 생명줄을 위협하고 있다.요한나 시귀르다르도티르 전 총리는 "군라우드손 총리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타인그리무르 지그퍼손 전 재무장관 역시 "우리는 이 같은 사실을 용납할 수 없다. 아이슬란드가 마치 바나나공화국(부패 등으로 정국 불안과 대외 경제의존이 필요한 국가) 처럼 보일 상황이 됐다"고 비난했다.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은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이 입수한 파나마의 법류회사 모색 폰세카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이날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군라우그손 총리는 윈트리스라는 이름으로 2007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페이퍼 컴퍼니를 부인과 공동 소유했다. 그는 이 회사의 지분 50%를 2년간 소요했다. 페이퍼 컴퍼니 설립당시 영국에 거주했던 군라우그손은 페이퍼컴퍼니 소유자 명단에서 빠지기 전 의원에 당선돼 아이슬란드로 돌아왔다.이후 그는 지난 2013년 총선 직후 총리로 선출됐지만 지금까지 윈트리스 지분 소유사실을 의회에 신고하지 않았다. 군라우그손 총리는 최초 페이퍼컴퍼니 소유 여부에 대한 가디언의 질문을 받자 "당치도 않은 일이다. 내가 관련됐던 회사가 조세회피구역에 설립된 페이퍼컴퍼니와 관련이 있었을 뿐이다. 내 어떤 자산도 조세회피 구역에 숨기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총리는 부인과 함께 윈트리스를 공동 소유했음을 시인했다. 윈트리스가 상업적 회사가 아니라 지주회사였던 만큼 의회에 신고할 의무가 없었다는 옹색한 변명이 덧붙여졌다. 아이슬란드 총리실측도 군라우그손 총리가 페이퍼 컴퍼니를 소요하게 된 것은 실수이며 총리의 부인을 포함해 지분 보유에 문제가 없음이 확실하다고 전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