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광고 이용한 '유권자 정치표현' 처벌 정당'

공직선거법 93조 1항, 재판관 6대3 합헌 결정…'선거광고 전면허용 공정성 우려'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선거 180일을 앞두고 유권자가 언론 광고를 이용한 정치표현 행위를 할 경우 처벌하는 내용의 법조항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재판관 6(합헌)대 3(위헌) 의견으로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본문 중 ‘광고의 배부 금지’에 관한 부분 및 제255조 제2항 제5호 중 위 해당부분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19대 총선과 관련해 주요 일간지에 선거 후보자를 반대하는 내용과 이름을 내보내 배부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유죄판결이 확정됐다. A씨는 공직선거법 제93조 1항에 대해 위헌제청을 했으나 기각되자,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탈법방법에 의한 광고의 배부를 금지'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에 대해 합헌으로 결론을 내렸다. 헌재는 "광고에 의한 선거운동 등이 전면적으로 허용될 경우 후보자 및 유권자의 경제적·정치적·사회적 영향력의 차이에 따른 선거운동의 불균형과 후보자들의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선거과열 및 흑색선전, 허위사실유포, 비방 등에 의해 선거의 공정성과 평온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헌재는 "대중매체를 이용할 경우 광범위한 표현의 상대방을 두기 때문에 그 파급효과가 문서, 인쇄물 등 다른 방식에 비하여 훨씬 크다"면서 "후보자 본인의 특별한 노력은 필요로 하지 않으면서 비용은 많이 드는 매체이므로, 경제력에 따라 그 이용 가능성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이수 이진성 강일원 재판관은 '위헌' 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선거의 공정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것은 광고에 의한 정치적 의사표현 자체가 아니라 흑색선전, 허위사실유포, 비방 등의 표현"이라면서 "부정적 요소가 개입될 여지가 있다 하여 일정한 기간 정치적 표현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 재판관은 "광고에도 다양한 유형의 광고가 있고 그중에는 인터넷광고와 같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광고도 있으며, 일반 유권자의 정치광고도 그 비용이나 기간, 횟수 등을 적절하게 규제하는 방법으로 얼마든지 허용할 수 있다"면서 "광고를 통한 일반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은 불필요하고 과도한 기본권 제한"이라고 지적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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