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바뀌었습니다, G5 마케팅 '우리가 불편해야 소비자 즐겁다'

강남 클럽서 론칭파티…LG의 놀이 마케팅2000명이 모여 놀면서 제품 체험토록체험존 'LG플레이그라운드' 6곳 운영제품 조립해보는 복합문화체험 공간[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지난달 31일 오후 7시. 서울 강남에 위치한 유명 클럽이 라임색으로 도배됐다. LG전자는 새 전략 스마트폰 'LG G5'의 출시일인 지난달 31일 클럽 '옥타곤'에서 론칭파티 'G5·프렌즈와 함께하는 드림 플레이어스(Dream Players with G5 & Friends)'를 열었다. 라임색은 G5의 시그니처 컬러다.LG전자는 이날 클럽에 2000여명의 젊은 층을 모았다. 모두 자발적인 신청을 통해 추첨된 이들이다. '클럽'이라는 공간은 위계질서가 분명한 전자회사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장소다. 이날 파티는 CJ E&M의 채널 tvN의 방송 프로그램 '드림 플레이어스'의 론칭 축하를 겸한 자리였지만 G5가 주인공인 론칭 행사의 장소를 클럽으로 결정하기까지 LG전자로서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이 같은 도전을 하게 된 배경에는 'LG 마케팅의 변화를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기획부터 '놀이'에 초점을 맞춘 G5를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파격적인 방식으로 접하게끔 하려는 의도도 숨어있다. 이철훈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 마케팅커뮤니케이션담당 상무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그러나 회사 내에서 윗사람이 불편해야 실무진들과 소비자가 즐거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덕분에 이날 클럽에 모인 2000여명의 젊은이들은 파티에 마련된 G5와 프렌즈 체험존을 둘러보면서 마마무, 빈지노, 정준영, 차지연, 애니메이션 크루, 주민정, DJ 소다, 킹맥 등이 참가한 다양한 공연을 즐겼다.LG전자의 스마트폰 마케팅이 변화하고 있다. 최근 LG전자 마케팅 관계자들은 온라인상에서 곤혹스러운 일을 겪었다. 앞세워 알리지 않은 일부 모바일·전자 제품들의 특별한 기능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하나둘 알려지면서 마케팅 부서가 뭇매를 맞은 것이다. 급기야 'LG 마케팅 대신해 드립니다'라는 페이지가 생기기도 했다. 이 상무는 이에 대해 "잘하라는 소비자들의 채찍질이라고 생각하며 겸허히 수용한다"며 "G5는 콘셉트 자체가 그간 전략폰들과는 또 다른 '재미'였기 때문에 더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G5 출시와 함께 LG전자 마케팅에 찾아온 가장 큰 변화는 제품 마케팅을 제품에 대한 설명 중심에서 체험 중심으로 바꿨다는 것이다. LG전자는 G5와 프렌즈를 직접 만져보고 경험할 수 있는 체험존 'LG 플레이그라운드'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영등포 타임스퀘어, 여의도 IFC, 삼성동 코엑스, 판교·신촌 현대백화점 등 6개 주요 장소에 운영하고 있다. 가로수길의 LG 플레이그라운드는 복합 문화체험 공간으로 공연, 팬 미팅, 파티, 컬처 클래스 등 소비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진행한다.간접광고(PPL)를 넘어서 G5를 주요 매개체로 하는 TV 프로그램도 방영 중이다. LG전자는 CJ E&M과 제휴해 tvN 방송 프로그램 드림 플레이어스를 제작했다. 이는 출연진들이 각기 다른 사연으로 G5와 프렌즈를 통해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담은 리얼 버라이어티쇼다. 마마무, 김수로, 다이나믹듀오 최자, 유세윤, 박건형, 성우 안지환 등이 출연하고 영화감독 장진이 연출했다. 지난달 28일 첫 방송을 했으며 매주 1회, 1시간씩 총 4주 동안 방영된다. G5 마케팅은 제품의 기능보다 제품이 주는 '즐거움'을 강조하고 있다. G5 공개행사 초청장에도 놀이를 강조하기 위해 뮤직박스나 장난감 그림 등을 알록달록한 컬러를 사용해 재미있게 표현했다.교환이 가능한 배터리에 형광 라임색을 넣어 이를 제품의 시그니처 컬러로 정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톡톡 튀는 컬러가 놀이와 재미라는 제품의 이미지와도 잘 맞아떨어졌고, 눈에 띄는 컬러를 배터리에 넣어 메탈폰이면서 배터리 착탈이 가능하다는 제품의 강점을 부각시키기에도 적합했다는 평가다.초반 반응 역시 긍정적이다.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G5는 출시 첫 날 1만5000대 이상 판매됐다. 전작이 출시 초반 일평균 4000대 전후의 판매량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강남과 신촌 등 젊은 층이 주로 모이는 서울 시내 주요 대리점들은 사전에 준비한 G5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 일부 대리점은 준비한 물량을 모두 팔고도 소비자들의 방문이 이어져 당일 판매량의 200%를 예약 판매하기도 했다. 전에 없던 글로벌 통신사업자들과 파트너들의 호응에 LG전자는 현재 초반 물량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평택 공장은 24시간 가동시키고 있으며 MC사업본부 소속 연구인력 300여명을 생산라인에 배치하는 등 총력을 쏟고 있다. G5는 전날 한국, 이날 미국에 이어 중국, 유럽 등 전 세계 200여개의 이동통신사를 통해 순차 출시된다.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영업부서 등으로부터 전에 없던 반응이라는 얘기를 전해듣고 있다"며 "직접 경험해 봐야 진가를 알 수 있는 제품이므로 이번에 준비한 체험존 LG 플레이그라운드 등을 통해 제품을 직접 만나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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