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읽다]세포막 암 단백질 원리…기존 학설 뒤엎어

포항공대 연구팀, 새로운 메커니즘 밝혀내

▲심블럿(SiMBlot) 개괄도.[사진제공=미래부]<br />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국내 연구팀이 세포막 수용체가 다중 복합적 변형이 아닌 단일 분자 변형으로 일어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세포막 수용체란 세포 표면에 호르몬을 포함한 여러 가지 외부 인자와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단백질이 존재하는데 이 중에서도 그런 특이적 결합을 매체로 세포 내에서 반응을 일으키는 능력이 있는 단백질을 일컫습니다. 생명체를 유지하는 핵심 작동원리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세포들 간의 신호전달을 기반으로 이뤄집니다. 암, 당뇨와 같은 난치성 질환도 관련 신호전달 체계의 이상으로 설명되고 있죠. 이때 세포들 간의 신호전달 중심 결정기구를 '세포막 수용체'라 하고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질병의 진단과 치료 전략 수립의 첫걸음입니다. 세포 내 신호전달 메커니즘 중에 가장 빠르고 대표적 작동 메커니즘은 분자 변형입니다. 이 같은 분자 변형은 같은 단백질 내에서도 다중 복합적으로 발생해 다양한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데 현재까지 다중 복합적 분자 변형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은 없습니다. 기존의 다중 복합적 분자 변형 연구의 분석상 오류를 피하기 위해서는 단일 분자 수준에서의 연구가 필요합니다. 연구팀은 단백질 분자의 특이적 결합을 활용한 단분자영상기술인 심블럿(Single-Molecule Blotting, SiMBlot)을 최초로 자체 개발해 단일 분자 수준의 분석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심블럿 기술을 활용해 암 치료 표적 세포막 수용체인 EGFR에 적용한 결과 다중 복합적 변형이 아닌 여러 종류의 단일 분자 변형으로 일어나는 것을 최초로 밝혔습니다. 20년 넘도록 EGFR이 외부 자극에 의해 다중 복합 분자 변형이 일어나 세포내 작용을 조절할 것이라고 믿어 왔던 사실과 상반된 결과를 도출한 것이죠. 단일 분자 변형이란 단백질이 복수 개의 분자 변형 지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단백질 분자가 하나의 분자 변형만을 가진 상태를 말합니다.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심블럿 기술을 통해 세포막 수용체의 다중 복합적 분자 변형에 대해 처음으로 단분자 수준에서 정확하고 정밀한 분석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단일 분자 변형의 EGFR들이 모인 집합체에 의한 분자적 신호전달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제시해 유방암, 대장암 등의 EGFR 변이에 의한 암들에 관해 새로운 접근이 가능합니다. EGFR 집합체의 분자상태와 작동원리에 기반해 진단과 치료 기술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연구는 류성호 포항공대 연구팀이 진행했습니다. 류 교수는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분석기술로 기존 분석 방법의 오류를 극복하고 이를 통해 오랫동안 인식돼 온 기존 학설과 상반된 연구결과를 도출했다"며 "세포막 수용체(EGFR)는 다중 복합적 변형이 아닌 단일 분자 변형으로 일어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혔고 앞으로 암과 같은 난치성 질환의 진단과 맞춤형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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