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이 해외출장을 마치고 김포국제공항에 나오면서 직접 서류가방을 챙기고 있다.[참고사진]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내 조직문화 혁신 작업에 불을 붙였다. 그동안은 그룹 전체 포트폴리오와 사업 정비를 진행했다면, 이제는 다음 수순으로 내부 조직을 다잡아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방안이다. 이건희 회장이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사실상 경영 전면에 나선 이 부회장은 조직문화 혁신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여 왔다. 본인부터 해외출장 의전 관행을 없애고, 수행원 없이 공항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의전타파, 수평적인 조직문화, 철저한 성과주의 등 본인이 평소 생각해왔던 바람직한 기업문화를 삼성에도 적용하기 시작한 셈이다. '이재용식 인사혁신'의 핵심은 크게 4가지로, ▲직급 단순화 ▲수평적 호칭 ▲선발형 승격 ▲성과형 보상 등으로 구분된다. 직급체계의 단계를 줄여 단순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차장, 부장, 임원으로 이어지는 승인절차를 모두 거쳐야 했지만 단계가 줄어들면 의사결정이 더욱 빨라진다는 설명이다. 단순화 된 직급체계에서는 연공서열보다는 직무에 더 무게가 실린다는 점도 중요한 점이다. 삼성전자 연구, 디자인 직군에서는 수석이 대부분 파트장이나 그룹장을 맡고 있으며 때로는 책임이 역할을 맡기도 한다. 연차가 높지 않아도 능력에 따라 책임을 지우고 있어 업무를 더 책임있게 할 수 있다. 수평적인 호칭을 도입하는 것은 '평등', '소통', '의전타파' 등의 의미가 담겼다. 서열을 강조하는 기존의 호칭은 구성원들이 본인의 의견을 자유롭게 내기 어렵다. '차장'의 의견에 '사원'이 반대하기 어렵고, 의견을 내는 것을 주저하게 해 발전적인 대화를 이끌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삼성전자는 프로, 매니저 등 평등한 문화를 만들 수 있는 호칭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연차와 관계없이 업무 성과가 높으면 언제든 승진시키고, 그에 따라 보상도 하는 문화도 도입한다. 이미 삼성전자는 과·차장급부터도 성과가 좋으면 특진시키는 문화가 도입됐다. 앞으로는 이와 같은 문화가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성과에 따른 보상도 아낌없이 지원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일 계획이다. 그동안 군대식 문화와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조하며 직원들에게 업무에 집중할 것을 요구했다면 앞으로는 '성과에 따른 보상'으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사업부 전체 실적에 따라 일괄적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기존 문화에 대해서도 다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와 같은 인사혁신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이날 경영진과 협의회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24일 발족했다. TF는 '스타트업 삼성'을 만들기 위한 세부전략을 이행하게 된다. 이날 사내방송을 통해 공유한 혁신 선포식 내용을 바탕으로 그룹별, 사업부별로 내놓은 인사 전략을 모아 최종 결정하게 된다. 의견을 모아 만든 '글로벌 인사혁신 로드맵'은 6월중에 임직원을 대상으로 발표한다.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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