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이 사실상 '올인(all in)'에 가까운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ECB의 선택은 통화전쟁에 대한 논란을 더욱 키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공교롭게도 이번주에는 미국·일본·영국·스위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돼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약속이라도 한듯 통화정책회의를 하는 셈인데 ECB 때문에 이들 중앙은행의 행보가 더욱 주목을 받게 됐다. 특히 미국과 스위스 중앙은행은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경성장장률, 물가 상승률 등 새로운 경제지표도 공개할 예정이다. 세계 금융시장은 안정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뉴욕증시와 국제유가는 4주 연속 큰폭으로 올랐다. 중국 위안화 가치도 지난해 12월 초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 하지만 ECB의 선택은 세계 금융시장에 새로운 변수 하나를 더해준 결과가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ECB 통화정책회의 후 유럽 주요 증시는 급락과 급등을 반복해 변동성을 크게 확대하는 흐름을 보였다. 새로운 변수에 대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 등이 어떤 판단을 할지 주목된다.지난주 다우와 S&P500 지수는 각각 1.21%, 1.11% 올랐다. 나스닥 지수는 0.67% 상승했고 중소형 지수인 러셀2000은 0.52%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MYMEX)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도 4주 연속 큰폭 상승했다. 직전 2주간 10.59%, 9.58% 폭등했던 WTI 선물은 지난주에도 7.18% 폭등했다. 미국과 캐나다 지역은 13일부터 서머타임이 적용돼 뉴욕증시 개장 시간이 한 시간 앞당겨진다.
◆Fed 물가 전망치= Fed가 15~16일 올해 두번째 통화정책회의를 진행한다. 오후 2시에 기준금리가 발표되고 30분 후 재닛 옐런 Fed 의장의 기자회견이 시작된다. 향후 경제성장률, 소비자물가 상승률, 실업률 예상치를 담은 경기전망 보고서도 공개된다. 이번 FOMC와 관련해 월가는 예상외의 매파적인 발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시장이 안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다가 미국의 물가 상승률도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마켓츠의 리 페리지 대표는 FOMC에서 좀더 매파적인 발언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시장이 다소 긴장하는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Fed는 분명 중국 경착륙 위기감이 컸던 지난 1월 FOMC 때보다는 편안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때 연초 이후 11.4% 하락을 기록했던 S&P500 지수는 현재 연초 이후 낙폭을 1.1%로 줄였다. 연저점에서 10% 이상 오른 셈이다. 최근에는 미국 물가 상승률도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Fed가 가장 중시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 1월에 전년동월대비 1.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Fed의 2% 통화정책 목표에 근접한 것이다. 컬럼비아 스레드니들의 진 타누조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 달러화도 강세 일변도가 아니어서 Fed가 훨씬 편해졌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FOMC에서는 Fed의 향후 물가상승률 예상치, ECB의 부양책과 관련한 향후 달러화 강세에 대한 전망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美 CPI 2%대 유지할듯= FOMC와 관련해 이번주 주목해야 할 지표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16일)이다. 블룸버그는 2월 근원 CPI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이 1월과 동일한 2.2%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근원 CPI를 따지면 Fed가 목표로 삼고 있는 수준의 물가 상승률을 넘어선 셈이다. CPI 외에 2월 소매판매,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 3월 엠파이어 스테이트(뉴욕 제조업) 지수(이상 15일) 2월 주택착공과 건축허가, 2월 산업생산과 설비가동률(이상 16일) 2월 경기선행지수, 3월 미시간대학교 소비심리지수(이상 17일) 등이 공개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18일 대형 금융사 감독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진행한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개막사를 하고 에릭 로젠그린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패널로 참석한다. 이날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독일 프랑크루프트에서 진행되는 통화정책 포럼에서 연설을 한다. 오라클(15일) 페덱스(16일) 어도비 시스템즈(17일) 티파니(18일)가 이번주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日15일+英·스위스 17일 금리 결정= 뉴욕증시 상승 흐름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또 다른 변수는 중국 경기 둔화다. 지난 12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의 1~2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증가율은 각각 10.2%, 5.4%에 그쳤다. 모두 블룸버그 예상치 11.0%, 5.6%를 밑돌았다. 중국 지도부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중국은 오는 16일 양회 일정을 끝내는데 이날 흔치 않은 리커창 중국 총리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이번주 중국에서 경제지표는 발표되지 않는다. 일본은행(BOJ·일본 중앙은행)은 14~15일 통화정책회의를 진행한다. 지난 1월 말 파격적인 마이너스 제로금리 정책을 선택한만큼 이번에 별다른 움직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의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이 주목거리다. 하루히코 총재는 17일 도쿄에서 진행되는 포럼에서도 연설할 예정이다. 일본 2월 무역수지가 17일 공개된다. 블룸버그는 2월 수출과 수입 3%, 15.2% 줄 것으로 예상했다. 1월에는 각각 12.9, 18% 급감했다. 영국중앙은행(BOE)과 스위스중앙은행(SNB)은 17일 통화정책회의를 진행한다. ECB의 초강수 때문에 이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 앞서 토마스 요르단 SNB 총재는 ECB가 예금금리를 추가 인하하면 대응책을 고민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SNB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낮은 -0.75%의 기준금리를 채택하고 있다. SNB는 이날 분기 통화정책 평가 보고서를 통해 새로운 경제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예상치도 공개한다. BOE는 0.5%인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BOE는 2009년 3월부터 기준금리를 0.5%로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 동결하면 만 7년째 기준금리 0.5%를 유지하는 셈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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