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4·13총선이 37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가 정쟁에 매몰되면서 정책·공약 대결은 실종한 '깜깜이 선거'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새누리당은 당내 공천 방식을 두고 계파간 갈등을 거듭하고 있으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야권통합론'을 두고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여야 모두 경쟁적으로 총선 공약을 발표하고 있지만 정부 정책을 그대로 베꼈거나 실현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은 최근까지 일자리 창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부담 빼기' '공정곱하기' '배려나누기' 등의 분야별 총선 공약을 잇따라 발표했다. ▲유턴기업 경제특구 설치 ▲취약계층 국비유학생 선발 확대 ▲도심 임대주택 확충 ▲노인 의료비 정액제 기준 인상 등이 주요 골자다. 더민주 측은 양극화 해소에 방점을 찍은 '더불어성장론' 공약을 발표했다. 정부의 복지 지출을 202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80% 수준(GDP 대비 17%)으로 올리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그러나 공약의 참신성이 떨어지거나 공천 문제, 현역 물갈이 등의 이슈에 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정부 추진 정책을 재탕했다는 비판과 함께 현실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이 공천 과정에서 끊임없이 파열음을 내고 있다. '공천 살생부' 배포 문제를 비롯해 상향식 공천, 안심번호 여론조사, 우선·단수추천지역 등 현안마다 정면충돌 중이다. 더민주 역시 김종인 대표가 국민의당에 '야권통합'을 제안하면서 야권 진영의 마찰을 촉발시켰다.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과의 정책이나 인물경쟁은 사라지고 수싸움에만 골몰하는 모습이다. 아울러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정국을 비롯해 여야 이해관계 다툼으로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선거구 획정이 지연돼 '깜깜이 선거' 우려를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이에 관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전에는 무상시리즈 등 야당에서 공약을 주도해왔지만 '포퓰리즘' '아니면 말고식'의 공약이라는 비판을 인식해서인지 이를 자제하는 모습"이라며 "여당도 야당의 공약에 과도하게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사라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묻지마 공약'을 마구 내놓던 관행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측면이 있긴 하다"면서도 "공약을 좀 더 치밀하게 만들지 못하고 진화하지 못해 국민적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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