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다채로움을 그리다…'여섯 개의 시선'展

이상원 작.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올해로 5회째 맞는 기획전 '예감' 전이 열리고 있다. 주제는 일상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여섯 개의 시선'이다. 남재현, 문선미, 문호, 오상열, 이상원, 이영지 등 여섯 작가가 작품을 출품했다. 작품들은 일상의 다른 공간을 꿈꾸고(남재현), 유쾌한 일상을 보내고(문선미), 일상의 흔적을 찾고(문호), 일상의 모습에 공감하고(오상열), 일상에 둘러싼 이미지를 환기시키며(이상원), 따뜻한 우리의 일상을 노래(이영지)한다. 오상열 작가의 작품 제목들이 재미있다. '어디로 가지...', '와우~ 자기 취직했어?', '우리 언제 결혼하지?' 등등. 이 안에는 우산을 쓰고 길을 걷는 무수한 군중들이 담겨 있다. 인물들이 빼곡한 모습은 마치 패턴같다. 제목처럼 일상, 삶이라는 시공간 안에 사람들이 겪는 다양한 일들, 슬픔이나 외로움, 기쁨, 감동 등이 살아난다. 취업준비생, 학원가는 학생,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남자, 방황하는 젊은이와 같이 동시대 평범한 사람들의 분주한 일상이 담겨있다. 이전 작품에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을 그려온 이상원 작가는 이번엔 다른 화풍을 선보였다. 전쟁을 떠올리게 하는 비행기나 낙하산이 등장한다. 미디어에서 폭력적인 이미지로 전달되는 이미지를 시각화해 이것들이 평범함으로 무장된 현상을 드러낸다. 분별력을 상실하는 일상과 몰개성적인 현대인의 습성을 보여준다. 수채화나 수묵화로 표현된 방법도 눈길을 끈다.

오상열 작, '와우~ 자기 취직했어?'

이영지 작, '그대도 나와 같다면'

'예감'전에 참여한 여섯 명의 작가들. 이영지, 남재현, 이상원, 문선미, 문호, 이영지 작가.(왼쪽부터)

이영지 작가는 일상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감정을 봄에 비유한다. 주제는 사랑이다. 작가는 배접된 장지에 반수처리 후 아교포수를 한다. 원하는 색이 나오도록 여러번 밑색을 칠하고 오래된 회벽 느낌을 만들기 위해 먹선으로 표현한 후에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다. 이어 파릇한 풀과 나무, 화사한 꽃을 그려 찬란하고 아름다운 세상의 모든 봄을 화면에 담아낸다. 화면 가장자리엔 작고 하얀 한 쌍의 새가 등장하는데, 이들의 작은 날갯짓은 관람자에게 소소한 사랑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이처럼 작품에는 희노애락의 감정과 꿈꾸는 우리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문선미 작가의 작품은 소심한 듯하지만 풍부한 감성을 지닌 뚱뚱하고 익살스러운 인물을 통하여 유쾌한 일상의 대화를 선사한다. 작가는 작품 속 인물의 눈빛과 몸짓을 통해 '삶이 무엇인가....'가 아닌 '삶이 어떠한가....'라는 안부를 우리에게 묻고 있다.남재현 작가는 일상 속 공간 안에 또 다른 공간을 그린다. 이 여러 공간들은 현대인이 꿈꾸는 모습과 이상향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의미한다. 작가의 작품은 현대인의 현실과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통한 과정으로부터 나온다. 작가는 장지에 채색 기법을 쓴다. 화면 중앙에는 버스가 그려져 있고, 버스의 창안으로는 물과 그 곳을 헤엄치는 펭귄이 등장한다. 문호 작가는 여행에서 만난 익명의 인물들의 사진 이미지를 컴퓨터 작업을 통해 다양한 색 면 분할과 색 분해를 통해 화면을 구성한다. 그리고 다시 이를 차용해 캔버스에 옮겨냈다. 도심 속의 외로운 사람, 인물들 간의 미묘한 관계 등을 담아내고 있다.전시는 8일까지. 02-734-0458.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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