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CJ헬로 인수 공방, '경쟁력 강화' vs '독점 우려'(종합)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둘러싸고 찬성과 반대 입장에 있는 학자들이 난상토론을 가졌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통신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 1부 행사에는 이번 인수에 대해 찬성이나 반대 입장이 분명한 현직 교수 9명이 참석해 각자의 생각을 밝혔다. 이번 인수에 긍정적인 입장인 김성환 아주대학교 교수는 "알뜰폰 사업을 하는 CJ헬로비전의 전체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은 1.5% 정도"라며 "전체 이동통신 시장에서 CJ헬로비전의 점유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SK텔레콤과 합병하더라도 경쟁제한성 이슈가 발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CJ헬로비전이 알뜰폰 1위 사업자이긴 하지만 전체 점유율이 낮아 실제 이동통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며 "합병 이후 SK텔레콤의 전체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은 47.5%로 올라가지만 현 재 점유율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문제될 것이 없을 것"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를 반대하는 입장인 김종민 국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라는 알뜰폰 상위업체 두개가 SK텔레콤 산하로 편입된다"며 "이는 정부의 알뜰폰 확대를 통한 이통시장의 경쟁활성화 및 요금인하 유도 정책에 부정적인 효과낼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인수합병 이후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 KT와 LG유플러스 점유율 떨어지고 SK텔레콤의 점유율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이동통신 결합상품 가입을 유도해 점유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김종민 교수의 주장에 대해 권남훈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결합상품에 대한 우려는 크게 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권 교수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결합상품의 90% 이상은 초고속인터넷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그다음이 방송과 유선전화고 마지막이 이동전화"라며 "결합상품에서 초고속 인터넷 비중이 높고 이동전화 비중이 낮은 이유는 초고속인터넷은 가구별로 판매되지만 이동전화는 개인별로 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SK텔레콤이 이동전화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결합상품을 많이 판매할 것이라고 하지만 생각보다 파괴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이경원 교수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이 교수는 "결합상품을 구성할 수 있는 유력 사업자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인수로 인해 SK텔레콤의 결합상품 판매가 늘고 경쟁사 업자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위축될수 있다는 것은 다소 논리가 안맞다"고 주장했다. 인수 반대 입장인 강병민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다른 의견을 냈다. 강 교수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이후 이동전화가 결합상품의 핵심적인 서비스로 작용할 것은 확실하다"며 "SK텔레콤의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이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인터넷 사업으로 전이되고 있는 상황에서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이같은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방송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방송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 2부 행사에는 현직 교수 11명이 참석해 각자의 생각을 밝혔다. 곽규태 호남대 문화산업경영학과 교수는 "글로벌 경쟁환경을 감안해 이번 인수합병을 바라봐야 한다"며 "국내 모바일 동영상 시장을 유튜브가 80% 이상 잠식했고 구글의 국내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서는 등 미국이나 중국의 기업들이 계속해서 들어와서 우리 유료방송 시장이 넛크래커 형국으로 갈수 있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지금의 유료방송 시장은 포화상태에 서로 치킨게임을 하는 형국"이라며 "이번 인수합병이 우리 유료방송 시장이 체질 개선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측면에서 사안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장원 대구카톨릭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이번 인수가 지역 케이블 방송과 지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주목했다. 권 교수는 "지역성을 놓고 봤을 때 현재 케이블 방송이 각각의 지역 경제나 콘텐츠 창출 등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러가지 측면에서 지역 케이블 방송의 위기가 굉장히 큰 상황에서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서 지역에 어느정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지 명확한 답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여부가 쟁점이지만 지금부터라도 지역의 공익성과 지역의 시장경제활성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는 것은 글로벌 추세에 부합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번 인수가 유료방송 시장의 산업구조 개편과 미디어환경이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여러 우려가 있고 문제점이 있지만 미리 규제하는 것보다는 딜을 진행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인수합병은 위기의 케이블 산업이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퇴로"라며 "케이블 방송은 현재 홈쇼핑 수수료 빼면 돈벌기 힘든 구조라 누군가 투자해주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다. 인수 반대 입장에 있는 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이번 인수가 글로벌 경쟁력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김 교수는 "이번 인수로 CJ헬로비전의 글로벌 경쟁력이 올라갈 것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국내 방송사와 글로벌 경쟁력은 큰 관계가 없다"며 "특히 콘텐츠가 아닌 플랫폼의 경우는 더 관계가 없는데 이번 합병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서 직사채널을 소유하게 되는 것도 문제가 된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법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장치가 현재 없고 이런 것들이 향후 방송산업 전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이번 인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 교수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하고 글로벌 사업을 활성화 한다고 하는데 이는 불가능하다"며 "플랫폼을 가져와서 어떻게 글로벌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과 관련해 그동안 국회나 각종 학회에서 토론회를 진행한 적이 있으나 정부가 주최하는 토론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부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의 산업 경제적 파급 효과, 시청자에게 미치는 영향 등 주요 쟁점에 대한 전문가 의견 청취를 통해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고 이번 토론회의 의미를 설명했다.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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