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기름→가스…보일러史 '최초'는 나의 것

귀뚜라미보일러, 대한민국을 데웠던 54년 혁신 외길가스누출탐지·지진탐지기 등 안전분야도 '국내 최초' 휩쓸어"無사고, 기술자로서의 자존심" 최진민 회장의 안전제일 뚝심

최진민 귀뚜라미 회장.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역대 세 번째 규모인 5.1의 강진이 발생했던 지난해 4월 1일. 귀뚜라미에 비상이 걸렸다. 지진으로 보일러 가동이 중단되면서 고장신고가 폭주했던 것. 하지만 실제 고장이 났던 것은 아니었다. 보일러에 내장된 지진감지기가 지진 발생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보일러 가동을 중단했던 해프닝이었다. 올해로 창립 54년. 반세기를 훌쩍 뛰어넘은 귀뚜라미의 역사는 우리나라의 보일러 역사와 그 궤를 같이 한다.1962년 국내 최초로 온수ㆍ온돌 난방을 할 수 있는 연탄보일러를 개발했고, 같은 해 대한주택공사(현 LH)가 서울에 최초로 지은 대형 아파트인 마포아파트 450가구에 취사ㆍ난방ㆍ목욕이 가능한 연탄온수보일러를 시공했다. 해외의 라디에이터와 달리 바닥 난방을 할 수 있도록 개량해 온수ㆍ온돌 보일러시대를 연 것이다. 국내 가정용 보일러의 효시가 탄생했던 순간이다.귀뚜라미에는 최초의 연탄보일러, 최초의 기름보일러 등 수많은 '최초'의 수식어가 붙으며 소비자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는 '국민 보일러'로 성장하게 됐다.

귀뚜라미보일러 국내 유일의 지진감지기와 가스누출탐지기.

국내 최초로 가스누출탐지기와 지진감지기를 내장한 보일러를 선보인 곳도 귀뚜라미였다. 가스누출탐지기는 가스 누설에 의한 폭발과 중독을 방지하기 위해 보일러 가동을 정지시키고 누출된 가스는 외부로 배출시킨다. 지진감지기는 4~5도 지진이나 주변 공사로 인해 진동 감지 시 보일러 가동을 정지시켜 폭발이나 화재 등 2차 피해까지 방지한다. 이는 보일러로 인한 단 한 건의 가스안전사고도 허용할 수 없다는 창업주 최진민 회장의 지론에서 출발했다.최 회장은 지금도 "평생을 기술자로 살아온 자존심을 걸고 제대로 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귀뚜라미보일러 아산사업장 레이져 용접 자동화 생산 라인.

실제 이러한 안전에 대한 결벽증 덕분에 귀뚜라미 보일러는 지금껏 제조 결함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단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하지만 안전장치 장착 등으로 인한 제품 원가 상승은 불가피했다. 회사 내에서도 가뜩이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실적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자 최 회장은 "원가 상승이 있더라도 성능과 안전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이를 일축했다.소비자들은 화답했다. 오히려 국가적으로 큰 안전사고가 발생하거나 안전에 대한 이슈가 발생하면 특별한 마케팅을 펼치지 않았음에도 귀뚜라미 매출이 상승하는 기현상까지 발생했다.귀뚜라미 관계자는 "자동차에 고급차와 명품차가 있듯이, 보일러에도 고급보일러와 명품보일러가 있다"면서 "귀뚜라미 보일러는 제품 원가가 높아 경쟁사보다 제품 가격이 조금 비싸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경험 가치는 월등하다"고 강조했다.

귀뚜라미는 최근 기존 보일러를 원격조종할 수 있는 스마트 기술을 개발하는 등 사물인터넷(IoT)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귀뚜라미는 현재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한 최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귀뚜마리보일러는 2003년 이미 인터넷과 핸드폰으로 원격제어가 가능한 인터넷 보일러를 출시한 바 있으며, 올해는 훨씬 혁신적인 IoT보일러를 선보였다. 특히 스마트폰 원격제어라는 혁신기술에도 별도로 보일러를 교체할 필요 없이 'IoT 실내온도 조절기'만 교체하면 되는 실용성을 겸비했다.귀뚜라미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스마트 학습기능'을 적용했다. 이는 사용자의 생활 방식과 외부 온도를 스스로 학습하고 분석해 기상, 취침, 난방, 급탕 등 24시간 온도 스케줄을 자동으로 설정, 최적화된 보일러 사용 환경을 제공하는 기술이다.귀뚜라미 관계자는 "귀뚜라미보일러는 사물인터넷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새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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