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민 분향소가 마련된 국회 본관 앞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조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정치적 아들 자처, 조문객 맞아친박 반대 시간 벌고 PK 위상 강화[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스스로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로 칭하며 상주를 자처하고 있다. 김 대표는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일부터 실내용 슬리퍼를 신고 분향실과 접객실을 분주히 오가며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그의 '빈소 정치'는 최근 수세에 몰린 당내 공천권 전쟁을 반전시키고,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PK(부산ㆍ경남) 지역에서의 정치적 위상을 더욱 굳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2일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여당내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의 내년 20대 총선 공천 갈등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최근 당내 공천 전쟁에서 수세에 몰리고 있던 김 대표가 이번 '조문 정국'으로 시간을 벌게 된 것은 가장 큰 이득이다. 김 대표는 지난 20일 "공천특별기구를 만들고 그 다음 총선기획단과 공천관리위원회를 만드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앞서 공천특별기구 대신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천위)를 조기 출범시켜 공천 룰 등 세부 일정을 논의 하자는 제안을 철회한 것이다.김 대표가 한발 물러선 원인은 친박의 격렬한 반대 때문이다. 여기에 19일 원유철 원내대표가 주선한 3자회동 또한 별 소득 없이 끝났다. 이날 회동에서 서청원 최고위원은 "3인 모임 필요 없고 모든 것은 다시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하는 것으로 하자"고 말해, 친박이 최고위에서 수적 우세를 앞세워 이번 주 회의에 특별기구 구성안을 상정할 계획으로 알려졌었다.PK 지역에서 정치적 위상을 굳히고 있다는 것도 반가운 상황이다. 김 대표는 이미 부산에서 5선 의원을 지내며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 하지만 최근 친박인사가 대규모로 TK(대구ㆍ경북)ㆍPK 지역에서 내년 20대 총선 출마를 선언해 '영남 주도권'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김 대표는 22일 빈소를 찾아온 부산지역 의원들과 함께 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누던 중 'TK 물갈이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물갈이, 물갈이' 하는 사람들이 물갈이 된다"며 뼈 있는 농담을 던지고 자리를 떴다. 김 대표의 이같은 움직임은 김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짙은 PK 지역 유권자에게 '정치적 아들'로서 향수를 자극해 지지를 얻고 TK 지역을 포함한 '영남 물갈이론' 대상 의원들을 포용해 당내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 대표에게 이번 '조문 정국'이 마냥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공천특별기구 논란은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지만 다음달 15일이 총선 예비 후보등록이 시작되기 때문에 공천 작업을 서둘러야 하는 것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친박측이 시간 부족을 이유로 공천특별기구 구성안을 최고위에 상정한다면 김 대표로서는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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