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두자녀시대] 뽀로로·또봇 등 한류 완구 붐 인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중국의 한 자녀 정책 폐기에 국내 완구업계도 신이 났다. 산아제한 정책 완화로 신생아 출산이 증가해 완구에서도 한류 열풍이 불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완구 및 캐릭터업체들은 중장기적으로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판단 아래 향후 중국 시장 진출 계획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 애니메이션 및 캐릭터 시장 규모는 연 9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라바'의 제작사인 '투바앤'은 최근 중국 업체와 현지 진출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탄생한 라바는 두 애벌레의 코믹한 이야기로 국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심지어 중국 사업을 아직 시작하지 않았음에도 '라바'의 짝퉁 상품들이 중국에서 제조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때 라바 캐릭터 전체가 중국에 넘어간다는 루머까지 돌았을 정도다.투바앤은 롯데계열 광고사인 대홍기획과 손을 잡고 라바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키덜트 마케팅을 진행했다. 옐로와 레드 두 캐릭터의 귀여운 외양과 에피소드 내에 녹아 있는 유머코드를 통해 '친근함', '힐링'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부각하는 전략을 펼쳤다. 롯데카드와 제휴해 캐릭터 카드를 제작하고, 제과업체와 함께 케이크 과자 등을 선보이면서 지난해 투바앤은 연매출 3000억원이란 성과를 올렸다.국내 캐릭터 최강자는 2003년에 탄생한 뽀로로다. 2011년 발간된 캐릭터 산업백서에 따르면 뽀로로가 만들어낸 경제 효과가 5조7000억원, 브랜드 가치는 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8700억원, 취업 유발 효과도 4만3000여명이나 된다. 뽀로로 제작사인 아이코닉스는 국내에서 라이선스 파트너사 150여곳을 통해 문구, 의류, 잡화 등 2200여종의 뽀로로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렇게 얻은 지난해 라이선스 매출만 197억8000만원이다. 아이코닉스의 지난해 매출은 371억7900만원으로, 국내 누적 매출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 뽀로로의 경우 중국 내 극장판 개봉과 테마파크 운영 등으로 인지도가 상당히 올라간 상태이다.'냉장고나라 코코몽', '꼬마버스 타요', '또봇', '헬로카봇' 등도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로 발을 넓히고 있다. 인기 애니메이션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미 상당한 팬을 확보중이다.
특히 완구ㆍ콘텐츠 기업 영실업의 대표 캐릭터 또봇은 중국 본토 진출에 성공하며 세계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봇은 지난해 대만, 싱가포르, 필리핀에 이어 올해는 중국, 프랑스 등까지 진출해 현재 8개 나라에 애니메이션과 완구를 수출하고 있다. 영실업 측은 "현지에서 출시하는 완구 종류를 계속 확대하며 점유율을 넓혀갈 계획"이라며 "현재 모바일을 통해 애니메이션 방영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실업은 지난 5월 중국 내 완구전문 유통사와 손잡고 이 회사에 속한 200여개 직영매장과 백화점을 중심으로 납품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품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현지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쿠'에 국내에서처럼 또봇 애니메이션을 방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애니메이션 '마스크 마스터즈'를 제작한 더블유바바는 중국 완구제작 회사인 스페이스와 최근 완구 라이선스 관련 MOU를 체결했다. 지난 5월 국내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중국 CCTV에 방영을 시작하며 얼굴을 알린 효과가 캐릭터 상품 제작으로까지 연결된 것이다.
'로보카 폴리'를 제작한 로이비쥬얼도 중국 CCTV 산하 'CCTV14 키즈채널'에 진출한 상태다. 1억명 이상의 어린이 시청자를 갖고 있는 CCTV14에 진출하면 중국 내 인지도가 엄청나게 높아지면서 이후 상품화 사업도 쉽게 이어질 수 있다.올해 국내 완구시장을 휩쓴 '터닝메카드'의 손오공이 현재 판매 중인 '강시' 캐릭터는 중국 시장을, '드라큘라'는 미국을, '불사조'는 아시아를, '용'은 유럽을 각각 겨냥해 만든 캐릭터다. 향후 추이를 지켜보고 세계 시장에도 통할 만하다는 자신감이 붙으면 수출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업계 관계자는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상품화 사업을 전개하려면, 중국 장난감 및 캐릭터 상품 제조업체를 잡아야 하고, 또 만들어진 상품을 중국 전역에서 팔아줄 수 있는 유통채널도 확보해야 한다"면서 "중국 산아제한 정책 완화가 호재이기는 하지만 당장 큰 성과를 낸다기보다 철저하게 준비된 전략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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