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살린 소비 '빼빼로 효과'…20년만에 1조 시장으로

유통매출 끌어올린 데이마케팅스토리로 성공시킨 소비붐 교과서로[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1996년 영남지역 여중생들 사이에서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라는 의미로 친구들끼리 막대과자를 주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11월11일 '빼빼로데이'.막대과자를 주고받는 것에 국한됐던 빼빼로데이는 20년 이란 세월을 거치며 가방, 의류, 화장품, 향수, 꽃, 캔들ㆍ디퓨져 등 품목도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코리아블랙프라이 등과 달리 민간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소비문화가 침체된 내수에 단비 역할을 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1일 "정부주도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의 경우 미래 소비를 땡겨 쓰는 것으로 이후 소비위축이 우려되지만 빼빼로데이와 같은 건전한 소비문화는 내수에 플러스 요인"이라며 "빼빼로데이 소비문화가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1996년 당시 미미하던 막대과자 매출은 20년을 맞은 올해 빼빼로데이 이벤트로만 1조원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벤트하나로 20년만에 없던 시장이 1조 규모의 시장을 만들어 낸 것이다. 빼빼로를 처음 판매한 롯데제과의 경우 올해 빼빼로 매출이 전년보다 50억원 가량 늘어난 11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 9∼11월 빼빼로 데이 시즌에만 450억원 가량이 팔릴 것으로 관측했다. 해태제과도 전년보다 10% 가량 늘어난 200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빼빼로데이 다음날이 대입 수능일(12일)이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10∼20%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기에 베이커리 업계, 편의점 자체브랜드'PB' 등이 시장에 가세하면서 1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들만의 문화로 여겨졌던 빼빼로 데이 문화는 어른에게로 확산되는 추세다. 막대과자와 유사하게 생긴 홍삼(정관장 에브리타임)의 매출도 덩달아 뛰고 있다. 최근 중장년층에게도 빼빼로데이 문화가 확산되고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까지 맞물리면서 과자나 초콜릿 대신 건강기능식품인 홍삼 제품을 선물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가방, 의류 등도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 특히 빼빼로데이와 맞물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솔로데이)'로 유통업계가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어, 매출 상승에 한 몫 할 것으로 전망된다. 꽃과 캔들ㆍ디퓨져 등은 매출이 100% 이상 급증하고 있다. 양키캔들 관계자는 "캔들ㆍ디퓨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막대과자와 함께 선물하는 이들이 많다"며 "10월부터 이달 10일까지 매출이 전년보다 100% 이상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연인ㆍ친구ㆍ선후배 사이에서 막대과자를 주고 받던 빼빼로데이가 유통업계 전반으로 퍼지며 기업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 같은 건전한 소비문화가 더욱 자리 잡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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