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진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이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아시아경제ㆍ아시아경제TV 주최로 열린 '2015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에서 여성 리더십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여성들 스스로 갖고 있는 내적 유리창을 깨야 여성 리더로 설 수 있습니다."국내 여성 검사들의 '맏언니' 조희진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은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아시아경제ㆍ아시아경제TV 주최로 열린 '2015아시아여성리더스포럼'의 첫 번째 세션 '여성, 더 나은 미래를 혁신하라' 강연을 통해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본인이 먼저 리더 자질을 키워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조 지검장은 숱한 '여성 1호' 타이틀을 갖고 있는 인물로 올 2월 검찰 인사에 따라 제주지검장으로 부임하며 1948년 검찰 창설 이래 67년 만에 첫 여성 지검장이 됐다. 이미 그는 2013년 12월 정기인사 때 검사장을 단 첫 번째 여검사라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은 차관급 대우를 받는다.조 지검장은 이날 '홍익인간(弘益人間) 리더십'과 '가방모찌(かばんもち) 리더십' 등 2가지 형태의 리더십에 대해 소개했다.그는 본인이 근무하고 있는 제주도의 올레길 사진 한 장을 보여주며 "올레길 만든 분도 여성인데 이 분은 다른 사람들과 기쁨을 함께 누리겠다는 생각에 이 일을 시작했다"면서 "길 위에 길을 놓는 이 같은 일은 창의와 배려를 함께 갖췄다는 점에서 스티브 잡스와도 비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또 조 지검장은 "흔히 옆에서 가방을 대신 들어주는 사람을 '가방모찌'라고 표현하는데 여기에도 리더십이 존재한다"면서 "실력과 책임감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제는 단순한 시중꾼이 아니라 수행하는 이의 모든 일정과 행동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역할이 됐다"고 강조했다.이어 그는 지난 주 유럽 출장을 다녀온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한 여성 검사가 자신의 수행역할을 맡았는데 "여성이 가방모찌 못한다는 얘기를 듣기 싫다"며 본인이 온전히 가방을 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조 지검장은 "이번 출장에서 내 가방만 맡긴 것이 아니라 그 여검사가 하라는 데로 다 했다"면서 "이러한 젊은 여성들의 경쟁력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번 포럼에도 강연이 아니라 오히려 젊은 여성들과 만나 내가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나왔다"고 덧붙였다.그는 "누군가 나에게 조언을 구하면 항상 '시간과 돈은 정직하다'고 말한다"며 "이는 꿈만 있으면 안 되고 결국은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흔히 노력을 했는데 안됐다고 말하지만 자신이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본인이 알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집중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설명이다.또 조 지검장은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로 많은 사람들이 네트워킹의 부족을 꼽는데 문제는 그냥 네트워킹만 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이 먼저 다가와 네트워킹을 하고 싶게끔 만드는 본인만의 내용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진짜 자기를 생각할 수 있는 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독서하고 사고하라"고 강조했다.조 지검장은 마지막으로 "여성 스스로 책임감과 주인의식, 자부심을 갖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연"이라며 "정성과 배려의 리더십을 갖춘, 함께 일하고 싶은 '내'가 되자"고 역설했다.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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