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의원,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금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발의본연의 기능과 무관한 정보 요구 문제유사 앱간 접근권한 요구 편차 커…3~5.5배
▲유사 스마트폰 앱 별 접근권한 요구 수 비교(출처:김기식 의원)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스마트폰 앱을 내려받을 때 무분별하게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관행이 사라질 전망이다.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스마트폰 앱 회사가 이용자에 대한 접근권한을 과도하고 무분별하게 획득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정보통신망법)'을 발의했다고 31일 밝혔다.구체적으로는 앱 회사가 접근권한이 필요할 경우 앱 실행에 필수적인 권한 항목과 그 외의 항목을 구분하고, 이용자에게 접근권한이 필요한 항목과 이유를 명확히 밝힌 뒤 이용자로부터 각각 동의를 받도록 의무화했다.또 선택권한에 이용자가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용자에게 앱 서비스 제공 자체를 거부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같은 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벌금이나 과태료에 처하도록 해 법의 실효성을 높였다.김 의원은 "실제로 '플래쉬라이트'를 비롯한 손전등 앱 몇 개가 본래 기능과 무관한 권한을 요구하고 이를 악용해 1000만 명의 위치정보와 개인일정을 몰래 해외 마케팅 회사로 빼돌린 사건이 있었다"며 앱으로 인한 무분별한 사생활 침해를 막기 위해 반드시 이 법이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접근권한'이란 앱 회사가 이용자 스마트폰에 접근해 특정 기능을 실행시키거나 데이터를 읽고 수정하는 등 기기 내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구체적으로는 통화기록 읽기, 위치 읽기, 문자 메시지 읽기·수정·삭제, 사진·동영상·문서 파일의 읽기·수정·삭제 등이 있다. 이러한 통화기록, 위치정보, 문자 메시지, 사진, 주소록 등은 개인의 사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에도, 법령상 '개인정보'에는 해당하지 않아 앱들이 사실상 아무 제한없이 접근·수집할 수 있는 실정이다.실제로 김 의원이 구글플레이의 랭킹 상위 앱 30개를 분석한 결과(2015년 7월 넷째주 기준, 스마트폰 앱 전문 통계 분석 회사 앱 랭커 참고) 접근권한을 가장 많이 요구한 앱은 백신 앱 '360시큐리티'로 무려 44개의 권한을 요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뒤를 이어 페이스북이 39개, 페이스북 메신저와 후후가 각각 33개, 카카오톡이 28개를 요구했다. 평균적으로는 19.4개의 접근권한을 요구했다.접근권한을 많이 요구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 권한들이 앱 본연의 기능과 무관한 것이 더 큰 문제다. 김 의원은 "360시큐리티가 요구한 권한 44개를 살펴보면 인터넷 기록 읽기, 연락처 확인, 문자 메시지 확인, 통화기록 읽기, 사진과 동영상 촬영 등 백신 기능에 필수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유사 앱인 'V3모바일 플러스2.0'은 그 1/5 수준인 8개의 권한만을 요구했고 이 중에는 통화기록이나 주소록, 위치 등 사생활과 관련된 접근권한은 없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스팸방지 앱 '후후'는 일정을 이용자 몰래 수정하는 권한을 비롯해, 주소록, 위치, 문자, 통화기록, 저장파일, 사진 영상 촬영, 녹음 등 휴대전화의 거의 모든 기능에 대한 접근권한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금융 분야에서는 은행의 뱅킹앱 3개(기업은행, 국민은행, 농협은행) 모두 약 20개의 접근권한을 요구했고, 이 중에는 폰뱅킹과 무관한 문자, 저장파일, 사진·영상 촬영에 대한 접근권한들이 포함됐다. 특히 농협은행 'NH스마트뱅킹'은 주소록, 위치, 통화기록까지 요구했다.한편, 방송통신위원회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 6일 앱 개발자가 이용자의 단말기정보에 불필요하게 접근할 수 있는 권한 설정을 최소화하도록 하는 내용의 '스마트폰 앱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가이드라인은 법적 처벌 등의 강제력이 없는 행정권고에 불과해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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