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반등, 공매도가 발목 잡을까

'대차잔고 비중 변화 큰 종목들 주의해야'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중국발 쇼크에 국내 증시가 급락하는 동안에도 대차잔고는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대기 물량으로 통하는 대차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하락장에 베팅하는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전날 대차잔고지수는 1.42% 상승한 381.36을 기록했다. 대차잔고지수는 이달에 들어서만 7.02% 올랐는데, 특히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이탈하기 시작한 이후 상승세가 급격해졌다. 코스피지수가 1829.81로 마감하면서 가장 큰 낙폭(-46.26포인트)을 보인 지난 24일에는 대차잔고지수도 1.55%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차거래란 주식을 사지 않고 일정 수수료만 내고 빌리는 것으로, 되갚지 않은 물량이 대차잔고로 남는다. 주로 공매도 투자를 위해 활용되고 있어 대차잔고는 공매도 대기 물량으로 통한다.  하락장에 대차잔고가 증가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통상적으로 대차잔고는 주가지수와 비슷한 흐름을 보여왔다. 지수 상승시에는 하락장에 베팅하는 공매도 자금이 몰리면서 대차잔고가 증가하고, 지수 하락시에는 차익실현을 위한 숏커버링(환매수)으로 대차잔고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약세장을 예견하고 추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장희종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악재로 국내 증시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대차잔고 증가세가 이어지는 것은 투자자들의 비관심리를 반영한 것"이라며 "요 며칠 증시가 급반등하긴 했지만 투심은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달 들어 대차체결이 많은 종목은 현대상선, SK하이닉스, 메리츠종금증권, 두산인프라코어, 삼성중공업, LG디스플레이 등이다. 현대상선은 남북경협 테마에 편승해 잠깐 들썩이긴 했지만, 이달 들어 22% 이상 급락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삼성중공업도 실적부진과 재무 부담 가중으로 투심이 짓눌려있다. 업종별로는 금융업(8066만주), 전기전자(4210만주), 화학(3863만주), 운송장비(3718만주) 등의 순으로 많았다.  전통적으로 대차잔고 비중이 높았던 종목 이외에 최근 대차잔고 비중 변화가 급격한 종목들을 유의해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 연구원은 "현대상선(8.4%), 케이씨텍(5.9%), 동부하이텍(3.9%), 유나이티드제약(3.6%), 하나투어(3.5%), 호텔신라(3.1%), LS(2.6%), 파라다이스(2.4%) 등이 이달 들어 대차잔고 비중이 급증했는데, 이중 실적과 펀더멘털이 약한 종목들은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매도가 많아 숏커버링이 나오면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등할 수 있지만 실적과 펀더멘탈이 받쳐주지 않은 종목들에 대해서는 숏커버링 후 다시 매도 물량으로 쏟아질 있어 투자판단에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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