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윤리법 개정, 취업현황 공개 추진…'고위공직자들이 현대판 음서제 만들어'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는 국회의원 자녀나 배우자가 공공기관, 법무법인, 대기업에 취업할 경우 이를 반드시 공개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변회는 20일 '공직자 윤리법'을 개정해 고위공직자 가족의 취업현황을 공개하는 내용의 입법 추진계획을 밝혔다. 서울변회에 따르면 공직자 윤리법 개정안은 국회의원을 비롯한 고위공직자의 직계존비속이나 배우자가 대기업, 공공기관, 대형로펌 등에 취업하는 경우 그 현황을 공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서울변회는 '김영란법'을 개정해 고위공직자의 부정한 청탁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김영란법은 공직자에 대한 부정한 청탁을 금지하고 있지만 문제는 공직자의 부정한 청탁이라면서 형사처벌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서울변회는 법원과 검찰의 임용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법시험을 통한 법조인 선발 제도를 유지함으로써 공정한 법조사회를 위한 초석을 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김한규 회장은 2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의원 자녀의 취업현황을 공개하는 내용의 '공직자 윤리법' 개정을 위한 입법 청원운동 계획을 밝혔다. 사진제공=서울지방변호사회
서울변회가 이러한 방침을 밝힌 이유는 현직 의원들의 자녀(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대기업과 정부기관에 채용되는 과정에서 의원들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고위 공직자 가족의 취업 내용 공개를 강제하는 내용은 '사생활 보호' 문제와 충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입법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하지만 서울변회는 입법 추진의 취지에 공감하는 여야 의원은 물론 시민들의 지원을 토대로 입법 추진 노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한규 회장은 "부의 세습을 넘어 권력과 신분마저 대물림되는 현실이 이 나라를, 청년들을, 자라나는 아이들을 병들게 하고 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고위공직자들은 현대판 음서제를 만들고 있다"면서 "정의의 사명을 몸에 익혀야 할 법조마저 권력과 연줄이 작용되는 현실에 법조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움과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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