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과학기술연구회, 다양한 해결방법 모색
▲한강 일대에 발생한 녹조현상.[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녹조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우리나라 전역에 녹조현상이 불거지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가과학기슬연구회(이사장 이상천)는 지난 7일 관련 토론회를 갖고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이명박 정권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4대강 사업이 녹조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물의 흐름을 막으면서 더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최근 낙동강, 영산강, 금강뿐 아니라 한강 하류에까지 녹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17일 '한국과총 웹진(//online.kofst.or.kr)'에서 이번 토론회를 상세히 다뤘다. 중요한 부분을 정리해 본다. ◆"녹조현상, 박멸 아닌 관리의 문제"=녹조현상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고 지금까지 한 번도 제거되거나 박멸되지 않았음에 주목했다. 이상협 KIST 책임연구원은 "이른바 '녹조라떼'라고 부르는 녹조현상은 해마다 반복되는 문제"라며 "거꾸로 해석해 보면 이는 박멸이나 제거로 접근할 게 아니라 관린 대상으로 다가서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녹조현상에 따른 부작용으로 ▲햇빛 차단으로 인한 수중 용존산소량 감소 ▲물고기 등 수중생물 폐사 ▲상수처리 과정에서 과도한 염소처리로 인한 수돗물 질 저하 ▲농업과 산업 용수 부족 ▲어민들의 피해와 경제적 손실 등으로 설명했다. ◆"녹조류와 녹조현상은 다르다"=녹조류와 녹조현상은 다르다는 부분도 알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김범철 강원대 환경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녹조류와 녹조현상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녹조류는 플랑크톤 중 규조류처럼 독성이 없는 조류를 말하고 녹조류는 자연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반면 녹조현상은 녹조류가 아닌 남조류가 번성하는 현상을 뜻하는데 남조류는 간에 해를 주는 독소를 만들고 이 때문에 마시는 물의 안전에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녹조현상이 발생하면 처리 비용이 상승하고 나아가 소규모 정수장의 경우 잘 제거되지 않아 문제점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남조류의 경우 현재 고도 정수처리 공정에서 거의 제거되고 소독 과정에서 많이 사라진다"고 전제한 뒤 "문제는 소규모 간이 정수장인데 이곳에서는 남조류가 잘 제거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수시설이 미흡한 지역에서는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시는 물보다 어패류 먹는 게 더 치명적"=녹조현상이 발생했을 때 치명적인 것은 마시는 물에 있기 보다 오히려 이를 먹은 어패류에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범철 교수는 "녹조현상이 인간에게 해를 줄 수 있는 경로는 마시는 물이 아니라 민물새우와 우렁이, 민물고기 등 어패류를 먹었을 때"라고 지적했다. 녹조현상이 발생한 지역에서 잡은 어패류의 내장에 남조류 독소가 많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조류 독소는 내장을 포함해 매운탕으로 끓여 먹기도 하는데 이 남조류 독소는 끓여도 분해되지 않는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4대강 사업 영향도 있다"=이명박 정권이 벌인 '4대강 사업'도 최근 자주 발생하고 있는 녹조현상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됐다. 김영철 대구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소 소장은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설치된 보 때문에 물은 풍부해진 반면 호수의 수질과 수생태계에는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물의 흐름이 느려져 호수에서 주로 나타나는 남조류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유속이 빠르면 인이 많아도 조류가 적게 나타난다"며 "보에서 발생한 녹조현상을 해결하려고 비가 올 때 상류에서 일시적으로 한꺼번에 많은 물을 흘려보내고 있는데 비가 그치면 이내 조류가 이전보다 더 많이 다시 피어오른다"고 설명했다. 녹조현상을 해결하려면 보의 수위 관리를 유동적으로 할 필요성이 있고 나아가 본래 강의 흐름을 되찾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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