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서초사옥 전경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에 대해 국민연금이 찬성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의 합병안에 찬성하는 지분은 40%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전일 기금운용본부 투자위원회 회의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에 찬성하기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인 의견 표명은 없었고, 세부 내용은 오는 17일 주주총회 직후 공시된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합병 무산시 양사의 주식가치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점, 헤지펀드와 엘리엇과 삼성의 대립구도 속에서 국민연금의 결정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삼성물산 등 삼성과 우호지분 지분율은 19.78%다. 국내 기관투자자 지분율은 국민연금 포함 22.26%다. 관행적으로 보면 국내 기관투자자 대부분은 국민연금의 결정을 따라 합병에 찬성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삼성은 찬성표를 40%를 얻은 셈이다. 사실상 9부 능선은 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합병 성사를 장담할 수는 없다. 삼성이 이번 주총서 합병안을 통과시키려면 47% 가량의 지분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상법상 합병은 특별 결의 안건이라 주총 출석 주주의 3분의 2(66.7% 이상)나 발행 주식의 3분의 1(33.4%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주주 참석률을 70%로 가정하면, 발행 주식의 47% 이상을 확보해야 합병안 통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40%는 확보했지만 나머지 7%포인트 지분의 확보가 오리무중이라는 점, 주총 참석률이 높아질 경우 확보할 지분은 더 늘어난다는 점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지분율은 현재까지 엘리엇(7.12%)을 비롯해 11.62%로 파악됐다. 미국계 헤지펀드 메이슨캐피털(2.2%), 최근 합병 반대 의견을 낸 일성신약(2.2%)과 캐나다 최대 연기금인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0.21%) 지분을 포함한 것이다. 국민연금을 제외하면 삼성처럼 약 30%에 달하는 부동표의 절반을 가져와야 합병을 무산시킬 수 있다. 엘리엇은 소액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해 총력전을 진행 중이다. 엘리엇은 전일 공식 입장을 내고 "국민연금이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에 안건을 정식으로 회부해 적법한 절차적 권리를 장해 주기를 기대한다"며 "엘리엇은 삼성물산 모든 주주에게 반대 투표를 하는 것을 계속 독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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