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사가 임금 협상 초반부터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양사 노조는 일찌감치 투쟁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위 조정신청도 제기해 사실상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사는 교섭 횟수 혹은 통상임금 지급 시기를 놓고 협상에 진통을 겪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사는 조선 3사 중 가장 늦은 지난달 23일 임금협상에 돌입했다. 지난 5월 말 가장 먼저 임금 협상을 시작한 대우조선해양은 통상임금이라는 암초를 만나 협상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사측이 경영난을 이유로 통상임금 소급분 지급 시기를 당초 이달 7일에서 미룰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소급분은 1인당 300만원, 총 200억원에 이른다. 노조는 "지급시기는 합의 사항"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연매출이 14조원에 이르면서 200억원을 줄 수 없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이날 오후 12시 사내 민주광장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파업에 돌입한다. 회사측은 파업이 시간 단위, 생산 일부 라인 파업 등 부분적으로 진행돼 생산에 당장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통상임금을 전초전으로 임금 협상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여 장기전으로 갈 경우 조업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기본급 12만5000원 인상과 사내복지기금 50억원 출연, 하계 휴가비 150만원 추가 인상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올해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난색을 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지금까지 13차례 만났지만 사측은 힘들다는 얘기만 반복하고 있다"며 "통상임금 지급시기를 늦춘 것은 결국 같은 이유로 내세워 임금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일종의 예고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교섭방식 갈등으로 상견례조차 갖지 못하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로 지난달 25일 올해 첫 임금 협상을 시작했지만 갈등은 반복되고 있다. 교섭 횟수를 두고 노사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노조는 여름휴가 전 임협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매일 교섭을 주장하지만 사측은 일주일에 2~3번과 실무교섭 병행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는 이날 다시 교섭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실질적인 협상은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갈등이 지속되면서 오는 9일 쟁위행위 조정 결과에 따라 또 다른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조는 지난주 분과별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이어 다음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도 계획하는 등 파업수순을 계속 밟아나가고 있다. 중노위가 최종 결렬을 선언할 경우 쟁의 행위 찬반 투표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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