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변덕 '심각한 외교 결례'…반기문 개성방문 돌연 허가 철회

[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이 북한의 갑작스런 방북 허가 철회로 무산됐다.반 총장은 20일 서울디지털포럼 연설에서 "오늘 새벽 북측이 갑작스럽게 외교 경로를 통해 저의 개성공단 방북 허가결정을 철회한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방문을 하루 앞두고 북한이 전격적으로 반 총장의 방문 허용 결정을 철회했지만 북한측에선 특별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한반도 내 유일한 '통일공간'으로 꼽히는 개성공단이라는 상징성과 대표적인 국제기구 수장의 방문이라는 점에서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은 그 자체로 세계적 이목이 집중될 이벤트였지만 북한의 갑작스런 철회 통보로 무산된 것이다.반 총장은 "이런 평양의 결정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면서 "저는 유엔 사무총장으로 북측이 한반도와 평화안정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할 것을 촉구하는 어떤 노력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임병철 통일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한반도 평화와 안보, 남북관계 실질적 증진을 위해 추진한 개성공단 방문을 북한이 오늘 아침 철화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북한이 고립의 길로 나아가지 말고,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내민 대화와 협력의 손을 잡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의 길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이 무산되면서 남북관계는 더욱 경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20일 오후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과의 접견에서 북한이 갑자기 철회한 것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메시지를 밝힐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한 통일부 당국자는 "유엔이라는 국제기구의 방북을 갑작스럽게 철회한 것은 심각한 외교적 결례이자 소중한 기회를 놓친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화해 손짓을 무시한 북한의 이같은 비상적인 결정을 이해할 수 없으며 그만큼 북한 사회의 폐쇄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 무산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반 총장은 지난 2013년 개성공단이 가동 중단됐을 때도 유엔 사무총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정상화 촉구하며 개성공단 방문을 적극 검토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개성공단에 각별한 애정을 표하며 바로 전날 한반도 평화 메신저를 자처하며 개성공단 방문 계획을 직접 발표했던 반 총장으로서도 당황스러운 상황이 됐다.반 총장은 전날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막한 세계교육포럼(WEF)에 참석, 기자회견을 갖고 "개성공단 사업은 한국과 북한에게 윈윈 모델로 간주되고 있다"며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은 건 무엇이 되던 한국과 북한의 관계를 개선하고 화해와 한반도에서의 안정을 기하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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