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개혁, 기금 운용 등 내부개혁이 먼저'

골프장 사업·제주도 호화 청사…국감 때마다 지적됐지만 해결 안돼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공무원연금개혁이 정치권 화두로 대두되면서 공무원연금공단의 방만한 기금 운용에 따가운 시선이 다시 쏠리고 있다. '더 내고 덜 받는' 식의 공무원연금개혁도 중요하지만 기금을 운용해 수익을 내야 하는 공단의 내부 체계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공단의 방만 운용은 해매다 국정감사에서 지적되는 단골메뉴다. 하지만 개선작업은 지지부진하다.국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공단은 500억원을 투입해 경남 김해에 골프레저시설을 개장했다. 공무원의 복지 혜택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지만 개장 첫해 적자 규모는 4억2500만원에 달했다. 공무원연금공단이 보유한 골프장은 이 외에 충남 천안(1997년), 경기 화성(2006년), 전북 남원(2012년) 등 총 4곳에 달한다. 특히 남원과 김해 골프장은 2009년 연금개혁 이후 계획돼 추진됐다는 점에서 도덕적 해이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공단의 골프장 개발 문제는 18대 국회에서도 지적됐다. 2008년 10월 당시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명수 의원은 김진만 당시 공단 이사장에게 "우리나라 골프장이 지금 여러 가지로 논란이 많은데 과연 골프장을 계속 해야 되는 것인지, 연금관리공단 여유자금이라고 해서 골프장을 계속 조성해 나가야 되는지 다시 한 번 살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공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과거에는 후생복지 차원에서 휴양시설을 건립했지만 1997년 금융위기와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에 따라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사업들은 매각 등 구조조정을 해 왔다"고 해명했다.공단이 제주도에 짓고 있는 신청사도 낭비 예산의 전형이다. 공단은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에 따라 지난해 제주 서귀포혁신도시에 신청사를 완공했다. 청사 부지 매입, 건설공사비까지 총 459억원이 들었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실에 따르면 공단의 청사는 1인당 업무시설면적이 59.1㎡로 정부기준을 초과한다. 이는 지방이전 공공기관 중 한국동서발전에 이어 두 번째로 넓은 규모이기도 하다. 특히 공단은 지방으로 본사 이전을 코앞에 두고도 서울 강남에 있는 기존 청사를 매각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력이 서울 삼성동 알짜배기 부지를 10조원을 웃도는 가격에 매각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1월 공무원연금개혁특위 회의에서도 공단의 기금 운용에 대한 지적이 있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여당 관계자는 "공무원연금이 하루 80억원의 국민 혈세로 메워지는 상황에서 공단 내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다"며 "여러 가지 사업을 벌이기보다 성과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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