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앞으로 다가온 2단계 구간 개통…승객 30% 늘지만 대책은 아직 효과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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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신논현역~종합운동장역) 개통이 4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울시에 '비상'이 걸렸다. 시민 편의를 위해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해 개통하게 됐는데 혼잡도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승객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동차 증차(增車)가 늦어진 탓이다. 수요예측도 실패한 채 허송세월만 보낸 정부와 서울시를 향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혼잡 논란이 거세지기 시작한 때는 시운전에 들어간 지난 1월31일이었다. 시운전으로 인해 지하철 운행횟수가 60회 감소했는데 승객은 하루 평균 2748명이 늘었다. 자연스레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특히 개화~신논현역 구간은 하루 승객의 25.1%가 출근시간대에 몰려 혼잡도가 최고 240%까지 치솟았다. 혼잡도 240%는 전동차 1량에 380명이 탑승하는 정도를 나타낸다. 적정 승차인원은 혼잡도 100%를 기준으로 160명이다.시민들의 불평이 쏟아지자 시는 지난 4일 ▲출근시간대 예비차량을 편성 ▲가양~여의도 구간을 운행하는 급행버스(8663번) 신설투입 ▲유연근무제 도입 회사에 인센티브 제공 등을 골자로 하는 혼잡 완화대책을 냈다. 하지만 보름이 지났는 데도 효과가 신통치 않다. 시에 따르면 신설된 8663번 급행버스는 19일 기준 620여명의 9호선 이용객을 분산하는데 그쳤다. 2100명이라는 목표치에 한참 미달한다.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겠다는 기업 역시 아직 서너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시 관계자는 "8663번 버스는 현재 목표치보다 적은 인원을 실어나르고 있지만 점차 이용객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9호선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유연근무제 역시 4개 기업이 동참하면 약 1000명의 지하철 승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문제는 2단계 구간이 개통된 이후에도 혼잡이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하철 9호선은 2009년 개통 이후 승객이 연평균 12% 가량 늘어날 정도로 수요가 많은 노선인 데다 신논현역~종합운동장역 구간이 개통될 경우 지난해 대비 36%의 이용객 증가가 예상된다. 김포한강신도시 검단단신도시 등 외곽 거주자들의 통근수요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서다.시는 이 때문에 증차계획을 1년여 앞당겨 내년 9월께 20대, 2017년 50대를 도입키로 했다. 사실상 신규 전동차 20대가 도입되는 내년 9월까지는 이같은 '콩나물 전동차'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처럼 연장선 개통과 차량도입 시기의 '미스매치'가 생긴 이유로는 정부와 서울시 등의 합동 수요예측 실패가 지목된다. 정부는 2005년 9호선 건설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당시 지하철 9호선의 하루 평균 승객 수를 24만~31만여명으로 예측하고 도입 전동차 물량을 198량으로(1단계 개통시 96량) 결정했다. 그런데 막상 개통 후 실제 승객은 이보다 16~37% 많은 38만4000여명(지난해 기준)이었다. 이 때문에 시는 2011년 전동차를 48대 추가 도입했지만 혼잡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었다.시 역시 대책 마련에 무기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전동차 제작ㆍ검수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2단계 개통 2~3년 전에 발주를 했어야 하지만, 시는 지원율ㆍ지원금액을 두고 정부와 줄다리기 끝에 지난해 말에야 250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2단계 구간 개통을 목전에 두고서다.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직장인 김소현(28ㆍ여ㆍ강서구 가양동)씨는 "매일 9호선을 이용하는데 연장구간이 개통되면 이용객이 늘어난다고 해서 요새는 퇴근 때마다 걱정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경호 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이유야 어떻든 빠른 시기에 증차하지 못하고 시민들께 불편을 끼쳐드리게 돼 죄송스러울 따름"이라며 "혼잡을 최소화 하기 위해 발표한 대책들이 제대로 자리잡고 조기에 증차가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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