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에볼라 대응 해외긴급구호대 1진들이 15일 인천 중구 운서동 정부합동청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탐장인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 육군의무장교 오대근 중령, 민간간호사 박교연씨, 홍나연씨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육군 오대근 중령에게 올해 설은 특별했다. 남들보다 더 따뜻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 중령은 2개월 전 에볼라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 의료대에 지원하고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으로 떠나기로 결심했다. 오 중령은 파견을 다녀오자마자 설을 맞아 부모님이 계신 경기도 광주시 고향집을 찾았다. 오랜만의 만남에도 아버지의 무뚝뚝함은 여전했다. 하지만 부자애는 더 깊어졌다. 오 중령이 파견기간 아버지에게서 받은 문자 한 통 때문이다. 오 중령은 23일 "아버지는 '잘왔냐'라며 짧은 한마디만 했지만 더 애틋하게 들렸다"며 "파견기간 아버지가 평소에 쓰지 않는 '사랑한다 아들아'라는 짧은 문자를 보내와 아버지의 속마음을 알 수 있고 감동스러웠다"라고 말했다. 오 중령과 함께 떠난 1진은 군의료진 5명(의사 2명, 간호사 3명)과 민간 의료진 5명(의사 2명, 간호사 3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이탈리아 비정부단체(NGO) '이머전시'가 운영하는 시에라리온 가더리치 에볼라 치료소(ETC)에서 지난해 12월 27일부터 30여 일간 에볼라 감염환자를 돌봤다. 이들은 지난 15일 인천공항 공사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KDRT 마크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그간의 소회를 털어놓기도 했다. 육군 간호장교인 오지숙 대위는 "(에볼라 감염으로) 사망률이 50%에 이른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면 마지막 순간 따뜻하게 함께 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원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의료지원활동은 만만치 않았다. 해군 이태헌 대위는 "투병 끝에 숨진 두 살배기 환자 '알리마'가 기억에 남는다"며 "울고 있는 아기 어머니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하려 했는데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내가 작아지는 것 같은 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구호대 파견 전 정책 관련 부서에서 근무했던 오대근 중령은 북한과의 생화학전에 대비해 군의 이동식 병원 시스템을 더 활용할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대원 한 명이 독일로 후송되는 과정을 보며 세계보건기구(WHO) 중심으로 컨트롤타워 역할이 참 잘 이뤄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저희도 군ㆍ민간이 공조해 매뉴얼을 계속 발전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KDRT의료대는 총 3진으로 구성됐다. 1진 9명은 지난달 29일 귀국해 격리 관찰을 마치고 일상 생활에 복귀했다. 2진 9명은 활동을 마치고 23일 오후 귀국한다. 7일 출국한 긴급구호대 의료대 3진 5명은 영국에서의 사전교육 등의 준비를 완료하고 23일(현지시간)부터 4주간 구호 활동에 들어갔다. 이들은 다음 달 21일까지 의료 활동을 한 뒤 같은 달 23일 귀국할 예정이다. 양낙규 기자 if@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