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주기자
윤나영기자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윤나영 기자]중개수수료 고정요율제 도입 소식에 소비자들은 격앙돼 있다. 중개수수료 요율을 정해놓고 그 이하로 협상해 결정하도록 한 방식이 사라지면 부담만 늘어날 것이란 근거에서다. 중개업계 단체의 주장과 달리 소비자들을 납득시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광화문 직장에 다니는 30대 정 모(32)씨는 "도심에서는 전세물건 확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중개수수료를 요구하는대로 다 내고 있다"며 고정요율제 도입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정요율제가 적용된다면 경쟁이 덜한 지역에서 거래를 하더라도 협의할 여지가 사라질 수 있다"며 "고정요율제는 지나치게 업계 입장만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경기도 안양에 살고 있는 주 모(31)씨도 같은 의견을 냈다. 주씨는 "올 9월 계약기간 끝나 전세 재계약을 해야 하는데 협의하는게 아니고 고정요율만큼 다 내는 것이라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3억원짜리 전셋집을 재계약할 예정이어서 0.4%의 요율을 적용하면 120만원을 내야 한다. 주씨는 "재계약일 경우 중개업소에서는 거의 품도 들이지 않는다"면서 "그런데도 요율대로 수수료를 내라고 한다면 부당한 것 같다"고 했다.마포구에 거주하는 이 모(35)씨 역시 고정요율제가 확산될까 우려했다. 이씨는 "정부에서 수수료 내린다고 해서 잘 됐다고 생각했는데 경기도는 고정요율로 바꾼다고 해서 서울도 따라갈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6억원짜리 집을 구하면 0.5%인 300만원을 수수료로 내야하는데 협의 가능성을 없애는 건 횡포"라고 강조했다. 중산층이나 서민층 거래 물건에 고정요율 수수료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은평구에 거주하는 한 모(33)씨는 "중산층이나 서민층이 많이 찾는 것이 6억~9억원대 매매, 3억~6억대 전세인데 이런 물건 거래 수수료를 고정요율로 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강서구에 거주하는 류 모(31)씨는 "중개수수요율이 내려간 것은 환영하지만 3억원에서 6억원까지 두배 정도 차이가 나는 물건의 거래에 대해 요율을 고정해 받게되면 낮은 가격대 거래자는 억울한 심정이 들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중개수수료는 중개업 선진화, 서비스의 질과 연계해서 살펴봐야 할 문제"라며 "단독주택이냐 아파트냐에 따라 중개업자가 부담하는 서비스의 영역이 다른데 일률적으로 고정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