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한마디에 KBS, 편성본부장 문책·부서장 인사?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의혹 제기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박근혜정부의 국정 슬로건을 담은 공익광고가 KBS1TV에 방영되지 않으면서 편성부장이 문책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이하 KBS 노조)는 5일 성명서를 통해 "지난 연말 국정홍보 공익광고와 관련된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의 민원이 KBS 정치부장에게 전달됐다"고 밝혔다. 국정홍보비서관의 민원은 "왜 박근혜정부의 국정홍보 슬로건이 타 방송사와는 달리 KBS 1TV의 공익광고에서만 빠지고 있냐?"는 것이었다. KBS 노조 측은 "이 말을 들은 정치부장은 편성본부에 해당 내용을 문의했고 다시 이 내용을 보도본부장을 거쳐 조대현 사장에게까지 보고했다"며 "보고를 받은 조대현 사장은 무슨 이유에선지 즉각 해당 편성본부장을 불러 문책했다"고 밝혔다. KBS 1TV의 공익광고는 2TV의 상업광고와 달리 그 특성상 단순히 광고주의 요청에 따라 편성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편성제작회의 심의를 통해 내용과 형식의 적합성 여부를 판단한다는 것이 KBS 노조의 설명이다. 최종 송출 여부도 편성제작회의에서 결정한다는 것이다. KBS 노조 측은 "이번 사태를 아직도 KBS 내부, 특히 보도본부에 청와대 눈치 보기가 횡행하고 있는 주요 사례로 판단하고 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한다"며 "조대현 사장은 공익광고와 관련한 청와대 외압의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편성본부장을 질타해 문책성인사까지 이뤄졌다는 의혹에 대해 명쾌하게 해명하라"고 주문했다.

▲조대현 KBS 사장.[사진제공=KBS]

다음은 KBS 노조의 성명서 전문. 2015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벽두부터 청와대가 국정홍보를 위해 여전히 KBS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이런 청와대의 부당한 개입에 대해 사측은 제대로 대응하기는커녕, 이와 무관한 보도본부의 간부들까지 나서서 청와대 '민원해결사' 역할을 하고, 사장은 사실상 청와대 요구에 미온적이었던 담당 부서장을 교체하는 등 등 웃지 못할 코미디가 연출되고 있다. 정치부장, 청와대 연락받고 "KBS 공익광고에 국정홍보 슬로건 왜 안되나?"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파악한 사태의 진상은 이렇다. 지난 연말 국정홍보 공익광고와 관련된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의 민원이 KBS 정치부장에게 전달됐다고 한다. '왜 박근혜 정부의 국정홍보 슬로건이 타 방송사와는 달리 KBS 1TV의 공익광고에서만 빠지고 있냐?'고 항의하는 내용으로, 이 말을 들은 정치부장은 편성본부에 해당 내용을 문의했고 다시 이 내용을 보도본부장을 거쳐 조대현 사장에게까지 보고했다고 한다. 그리고 보고를 받은 조대현 사장은 무슨 이유에선지 즉각 해당 본부장을 불러 문책했다는 것이다. 또 공교롭게도 지난 연말 단행한 인사에서 해당 부서장을 교체했다는 것이다.'사장 직보' 라는 이름의 비정상적 의사결정 KBS 1TV의 공익광고는 2TV의 상업광고와는 달리 그 특성상 단순히 광고주의 요청에 따라 편성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편성제작회의 심의를 통해 내용과 형식의 적합성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최종 송출 여부도 편성제작회의에서 결정하고 있다. 특히, 공익광고 협찬주의 경우 정부 부처나 산하기관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공익적 목적보다는 자칫 일방적인 정부홍보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상존하고 있다. 따라서 편성본부 내에 별도의 부서를 두고, 엄격한 내부기준에 따라 심의를 거쳐 내용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또한 담당 부서의 의견을 바탕으로 부사장이 주재하는 편성제작회의에서 최종 편성여부를 결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에서 이런 사내 정상적인 절차는 깡그리 무시되고 말았다. 담당 부서의 의견은 배제된 채 이른바 '사장 직보'라는 이름으로 비정상적인 의사결정만 횡행하고 있는 셈이다. 청와대 → 정치부장 → 보도본부장 → 사장 → 문책성 인사?공익광고에 국정홍보 슬로건을 넣고 말고는 논외로 하더라도, 정치뉴스를 담당하는 부서장이 청와대 연락을 받고, 직접 상황을 알아보고 보도본부장에게 보고해 사장까지 올라가는 KBS 내부의 청와대 울렁증은 특별히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다. KBS 정치부장과 보도본부장이 정부 공익광고까지 챙겨야할 정도로 한가한 자리인가?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또한, 공익광고에 국정홍보 슬로건 넣는 게 공영방송 정치부장이 보도본부장에게, 보도본부장이 사장에게 보고할 만큼 중대한 사안이었는지도 의문이지만 그 이후 처리과정은 더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보고를 받은 조대현 사장은 편성본부장을 불러 크게 꾸짖었고, 곧이어 인사발령을 통해 담당 부서장을 교체했다는 것이다. 이번 인사조치가 청와대의 심기를 고려한 문책성 인사였다면, 대단히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공익광고 청와대 외압의혹, 조대현 사장이 직접 해명하라 왜 아직도 청와대 말만 나오면 작아지는가?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번 사태를 아직도 KBS 내부, 특히 보도본부에 청와대 눈치 보기가 횡행하고 있는 주요 사례로 판단하고, 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한다. 조대현 사장은 공익광고와 관련한 청와대 외압의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잘잘못을 고백하라. 또, 보도본부장의 보고를 받고 편성본부장을 질타해 문책성인사까지 이루어졌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대현 사장은 명쾌하게 해명하라.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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