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고심 끝 '출격'…野 당권 레이스 막 올라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과 고 김대중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제1야당의 당권을 두고 격돌한다.내년 2월8일 당 대표를 포함한 새 지도부를 뽑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는 친노(친노무현)계 수장과 DJ(김대중 대통령)계의 수장 간 맞대결이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이 28일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데 이어 경선 후보자 등록 개시일인 29일 문재인 의원이 장고 끝에 출마의 뜻을 밝혔다. 이른바 '빅3'로 불렸던 정세균 의원이, '다크호스'로는 김부겸 전 의원이 불출마하는 상황에서 새정치연합의 이번 전당대회는 문·박 의원의 2강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문 의원은 '2016년 총선 불출마'의 카드를 꺼내들고 배수진을 쳤다. 이날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당 대표 경선 출마 기자회견을 연 문 의원은 "우리 당을 살리는 데 정치 인생을 걸겠다"며 "당을 살려내는 데 끝내 실패한다면 정치인 문재인의 시대적 역할은 거기가 끝이라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이어 "(2016년) 총선 전까지 당을 완전히 바꾸겠다. 당을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신제품으로 만들겠다"면서 "대표가 되면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월8일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두 의원의 핵심 캐치프레이즈는 엇비슷했다. 문 의원은 '이기는 정당·강력한 당 대표'를, 박 의원은 '강한 야당·통합 대표'를 각각 내세웠다. 문 의원은 차기 총선 승리를 목표로 "더 이상 패배하지 않는,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가장 강력한 당 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국민이 원하는 강한 야당, 당원이 원하는 통합 대표로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 당 대표에 나선다.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며 정권 교체를 지향점으로 삼았다.둘의 핵심 공약에는 '공천 혁명'이 빠지지 않았다. 문 의원은 "당 대표 또는 계파의 공천은 결코 없다"며 "공천 제도를 선거 전에 미리 투명하게 만들고 대표의 손에서 공천권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했다. 박 의원은 부산·대구·울산·경남·경북·강원 등 취약지역에 비례대표 우선 배정하는 할당제와 함께 청년 의무 공천제 등을 도입하겠다며 구체적 공약을 내놨다.새정치연합의 2·8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는 문·박 의원의 양강 구도 외에도 3선인 조경태 의원과 86그룹(60년대생·80년대 학번)의 이인영 의원 등 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전날 김동철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밝힘에 따라 김영환·박주선 의원의 단일화 출마 여부와 여성 의원 중에선 추미애·박영선 의원이 출마의 불씨를 남겨둔 상태다.5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에는 정청래·오영식·주승용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전병헌 이목희 유승희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새정치연합은 이날부터 이틀 동안 출마 후보자 등록을 받고 1월7일 예비경선(컷오프)을 실시해 당 대표 3명, 최고위원 8명으로 압축하고 2월8일 본경선을 치를 예정이다.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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