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탄소섬유 능가하는 '꿈의 소재' CNF 개발중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제조비용이 탄소섬유의 6분의 1에 불과한 ‘셀룰로스 나노 섬유(CNF)'를 만들어내기 위한 연구가 비밀리에 시작됐다고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제지는 지난해 CNF사업 추진실을 신설하고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시에 있는 공장에 연산 30만t 규모 설비를 건설해 2016년에 제품을 내놓는다는 목표를 잡았다. 일본제지는 약 7년 전 다른 기업ㆍ대학과 공동으로 CNF 연구에 착수했다. 일본제지의 가와사키 마사유키(河崎雅行) CNF사업 추진실장은 “원료는 나무지만 철보다 강하다”고 들려줬다. CNF를 만들려면 우선 목재를 ㎜ 단위 크기로 부순 뒤 이 칩을 펄프로 만들어 1000분의 1㎜ 단위인 목재섬유로 만든다. 여기까지는 일반 종이를 만드는 공정과 같다. 이 목재섬유를 TEMPO라고 불리는 특수한 촉매에 통과시켜 한 가닥으로 만들어나간다. 이 CNF 가닥은 굵기가 머리카락의 2만분의 1인 3~4나노미터에 불과하지만 매우 튼튼하다.

목재를 가공해 만드는 '셀룰로스 나노 섬유(CNF)'가 차세대 소재로 개발되고 있다. 사진은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나무조각.

유럽과 미국 업체들은 주로 목재 섬유를 기계적인 마찰로 갈아내기 때문에 섬유 폭이 균일하지 않게 된다. 반면 일본 업체는 TEMPO 촉매에 의해 폭이 일정한 섬유로 분해한다. 지난 6월 일본 경제산업성과 기업, 대학 등 160개 기관이 참여한 ‘나노 셀룰로스 포럼’이 발족했다. 일본 정부는 같은 달 발표한 ‘일본 재흥(再興)전략 개정(改訂) 2014’에서 “2030년 관련 소재 시장 규모를 1조엔으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CNF는 탄소섬유보다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섬유는 1㎏에 3000엔에 거래된다. CNF는 1㎏에 500엔 이하가 될 가능성이 있다. CNF는 상온에서 가공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에 에너지가 덜 든다. 현재 자동차 범퍼에 쓰이는 폴리프로필렌과 나일론수지 성분은 주로 유리 섬유인데 이를 CNF로 바꾸면 자동차 한 대당 25% 경량화가 가능하다. CNF는 또 투명하고 열에 강하고 크기가 덜 변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에 쓰이는 구부러진 액정화면을 싸게 만들 수 있다. 이밖에 산소가 통하지 않아 가공식품 포장재에 사용하면 식품이 오랫동안 신선하게 유지된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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