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저유가 긍정적 영향 축소돼"[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정부가 최근 국제유가 하락이 단기적으로 저물가와 경상수지 흑자상황을 심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반적으로는 긍정적 영향이 전망되지만 예년보다 그 폭은 축소될 것이란 관측이다. 기획재정부는 9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서 "미국 양적완화 종료, 엔저약세 심화, 국제유가 하락 등 대외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향후 경기흐름에도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기재부는 지난 6월 이후 급격히 하락한 국제유가가 당분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두바이유 가격은 11월 평균 배럴당 77.1달러로 6월(107.9달러) 대비 30% 가량 떨어진 상태다. 기재부는 "당분간 미국 셰일오일 등 생산 확대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낮은 유가수준이 지속될 것"이라며 "공조력이 약화된 OPEC이 감산 등으로 국제유가를 지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당분간 중장기적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낮은 가격 수준을 용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이 경우 기업 생산비가 절감되고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높아지는 등 우리 경제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수입물품 단가가 하락하며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증가, 소비가 증대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또 중간재 비용 하락으로 인해 기업수익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산업별로는 항공, 해운업을 중심으로 유가하락 수혜가 예상됐다.단 단기적으로는 저물가와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상황이 심화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됐다.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저유가 추세가 경상성장률 증가를 제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대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최근 유가하락의 긍정적 파급효과가 예년만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유가하락에 따른 실질소득 증가가 즉시 소비, 투자로 이어지는 데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기재부 관계자는 "시차를 두고 우리경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이 전망되지만 단기적으로 저물가 등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소비심리가 회복되는 측면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제약요인"이라며 "유가하락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소비, 투자개선을 위한 내수활성화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기재부는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이후 기준금리 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 시 우리 경제가 받는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과거 금리인상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이 탄탄하다는 설명이다.기재부는 앞서 1994년, 2004년 미국의 금리인상과 비교해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 방식이 2000년대 중반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수차례 금리인상을 시사한 후 2004년 6월~2006년6월 17차례에 걸쳐 단기적으로 기준금리를 1.0%에서 5.25%로 인상했고, 시장에 일시적 충격이 있었으나 안정세를 찾았었다. 단 미약한 세계경제, 취약 신흥국의 급격한 자본유출 재연 우려 등은 파급영향이 당시보다 커질수있는 확대요인으로 꼽힌다. 기재부는 "시장충격이 발생했던 1990년대 초와 비교할 때 외환보유액은 약 16개 늘었고, 단기외채 비충은 16%포인트 하락하는 등 대외건전성이 양호한 상황"이라고 국내에 미칠 영향에 선을 그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1992~1994년 평균 211억달러에서 2011~2013년 평균 3266억달러로 늘었다. 같은 기간 단기외채 비중은 46.8%에서 30.9%로 줄었다.기재부는 "상대적으로 재정건전성이 양호하다"며 "취약 신흥국으로부터 수출경로 등을 통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한편, 기재부는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8~9월의 부진에서 다소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재부는 "저물가가 이어지고 있으나 고용이 40만명대 증가세를 지속하고 전산업 생산이 3개월 만에 증가해 8~9월의 부진에서 다소 개선됐다"고 밝혔다. 기재부가 그린북에 개선 또는 회복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3개월만이다.10월 중 고용시장은 기저효과 등으로 전년동월대비 증가폭은 둔화됐으나 40만명대의 취업자 증가세는 유지했다. 10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3% 늘어나며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광공업(-1.6%)은 감소했지만 서비스업(0.8%), 건설업(0.2%), 공공행정(6.1%) 등이 늘었다.10월 중 설비투자는 전월 큰 폭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로 감소했으나, 건설투자는 -5.8%에서 0.2%로 돌아섰다. 10월 중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하락했고, 경기선행지수(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상승했다. 11월 중 주택시장은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