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체감소비심리 통화·재정 공조에도 제자리
이주열 한은 총재와 최경환 경제부총리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두 경제수장이 강조한 '경제주체의 심리'가 정책공조의 약발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9월 소비심리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추가 금리인하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주체의 심리 회복을 위해 확장적 경제정책을 하겠다"고 말했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8월 금통위에서 "경기 주체의 심리 개선을 위해 금리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과 같은 107을 기록했다. 7ㆍ24 경제 활성화 정책과 8월 기준금리 인하 등 강력한 정책공조에도 불구하고 회복세를 보이지 못한 것이다. CCSI는 올해 2∼4월 108을 유지하다가 세월호 참사 여파에 5월 105로 떨어졌다. 6월 107로 소폭 개선되는 듯 했으나 7월 다시 105로 내려갔다. 이후 107로 올라 두 달째 유지되고 있지만 세월호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진 못했다.개별 동향지수별로 보면, 가계의 경기 인식이 전반적으로 개선됐고 향후 경기전망과 취업기회에 대한 전망은 나빠졌다. 현재생활형편CSI(93)는 전월 대비 1포인트 올랐고, 가계수입전망CSI(102)와 소비지출전망CSI(110)도 지난달보다 1포인트씩 오른 반면 취업기회전망CSI(94)도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해 종합지수를 끌어내렸다. 정문갑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차장은 "7ㆍ24 활성화 정책이 나왔던 8월에 강하게 올랐던 향후경기전망이 이달 크게 떨어진 걸 보면 경제활성화 후속조치들이 나왔지만 입법화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30일 발표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경제심리지수(ESI)를 주목하고 있다. 이 지수마저 나쁘게 나온다면 금리인하 압박이 더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다. 김대형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CCSI가 보합수준에 머물렀다는 것은 아직 심리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소비심리나 기업경기심리가 강하게 반등을 하지 않는다면, 한은이 8월 금리인하의 명분으로 제시한 체감경기가 나아지지 않기 때문에 금리 추가 인하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다만 실물지표가 아닌 '심리'지표가 기준금리 향방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심리는 '온탕', 실물은 '냉탕'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CCSI를 국내총생산(GDP)의 민간소비와 대응되는 지표로 보고 경기에 3개월 정도 앞서 간다고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심리지표가 미래를 예측하긴 하지만 실질지표와 '갭'(차이)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당연히 실물경기지표가 더 중요하다"고 전제하면서 "하지만 2기경제팀과 한은이 워낙 '심리'를 강조했기 때문에 시장가격이 최근부터 실물보다 심리에 더 주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통 보수적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구조적인 문제보다는 경기에 민감한 문제에 있어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특성이 있다"면서 "심리지표의 악화는 통화정책의 일반적인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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