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앤디 밴 헤켄(왼쪽)과 KIA 양현종[밴 헤켄 사진=넥센 제공, 양현종 사진=김현민 기자]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 전반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타고투저’였다. 아홉 개 구단 평균 팀타율이 2할9푼(0.291)을 넘어설 정도로 타자들의 화력쇼는 일상다반사가 됐다. 반대로 투수들에겐 유독 가혹한 시간이었다. 아홉 개 구단 평균 방어율은 5.28까지 치솟았고, KIA와 한화는 각각 6.00과 6.17을 기록할 정도로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올 시즌 선발투수 ‘200이닝-200탈삼진’에 도전하는 앤디 밴 헤켄(35·넥센)과 양현종(26·KIA)의 투구는 그 의미가 크다. 2006년 류현진(27·로스앤젤레스 다저스·당시 한화)이 201.2이닝 204탈삼진을 올린 뒤 나오지 않고 있는 역대 열한 번째 기록에 도전장을 던졌다. 달성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꾸준한 흐름을 유지해야 한다. 한두 경기에서 부진해 조기강판될 경우 기록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 팀 타선은 물론 야수들의 도움도 필요해 운도 따라야 한다. 두 선수가 모두 전반기 두 자리 승수를 챙기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였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먼저 밴 헤켄은 21일 현재 스무 경기에서 121.2이닝을 던지며 13승 4패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했다. 다승과 최다이닝, 평균자책점에서 리그 1위를 달린다. 탈삼진은 105개로 양현종(115개)에 이어 2위다. 지난 5월 27일 SK와의 목동 홈경기 이후 선발 10연승을 이어가며 전반기 막판 무서운 상승곡선을 그렸다. 올스타 브레이크로 흐름이 끊긴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대기록까지는 78.1이닝과 탈삼진 아흔 다섯 개가 남았다. 후반기 최대 열두세 차례 선발 기회가 있다고 보면 다승보다는 탈삼진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밴 헤켄은 선발로 나와 6~7이닝 정도는 맡아줄 수 있는 투수다. 다만 남은 매 경기에서 삼진 일곱 개 이상씩을 잡아야 한다. 올 시즌에는 경기당 탈삼진 5.25개를 기록했다. 시즌 막판 체력적인 부분도 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양현종의 페이스도 현재까지는 흠 잡을 데 없다. 전반기 열여덟 경기 113.2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했다. 탈삼진은 115개로 전체 1위다. 역시 꾸준함이 기록 달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남은 등판 일정을 감안하면 매 경기 7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삼진 여섯 개 이상씩을 잡아야 한다. 양현종은 “시즌 전부터 세웠던 목표가 2010년에 세운 한 시즌 최다이닝(169.1이닝)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기록을 의식하기보다는 선발투수로서 되도록 많은 이닝을 던지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 밖에도 전반기 118이닝 101탈삼진을 올린 더스틴 니퍼트(33·두산)도 기록 달성을 노린다. 다만 전반기 마지막 다섯 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4.14로 흐름이 한풀 꺾였다. 후반기 반전을 위해서는 등판 때마다 효율적인 투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변화구 제구가 관건이다. 시속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이 있지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의 제구에서 애를 먹으며 투구수가 늘어난 경우가 많았다. 33년 프로야구 역사에서 200이닝 200탈삼진을 달성한 사례는 열 차례에 불과하다. 1983년 고(故) 장명부(당시 삼미)가 427.1이닝 220탈삼진으로 역대 최초 기록을 세웠다. 1984년에는 고(故) 최동원(당시 롯데)이 284.2이닝 223탈삼진을, 이듬해 김시진 현 롯데 감독(56·당시 삼성)이 269.2이닝 201 탈삼진을 달성했다. 1986년에는 선동렬 KIA 감독(51)과 최동원이 각각 262.2이닝 214탈삼진, 267이닝 208탈삼진으로 주인공이 됐다. 1990년대 들어서는 1991년 선 감독이 다시 203이닝 210탈삼진을, 1996년 주형광 롯데 코치(38·당시 롯데)와 정민철 한화 코치(42·당시 한화)가 216.2이닝 221탈삼진, 219.2이닝 203탈삼진으로 기록을 달성했다. 역대 아홉 번째 기록은 2001년 233.2이닝 215탈삼진을 올린 페르난도 에르난데스(43·당시 SK)가 세웠고, 가장 최근 달성자는 류현진이었다.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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