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의 격세지감 '8년 전 우승 캐디 떠나고, 아내와도 이혼', 카이머는 '저먼슬램' 도전
타이거 우즈가 로열리버풀골프장에서 열린 2006년 디오픈 우승 직후 18번홀에서 클라레 저그를 들고 있는 장면.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매년 빅뉴스가 탄생하는 무대다.'最古의 메이저' 디오픈(총상금 540만 파운드)이다. 무려 154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지만 해마다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낸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날씨 때문이다. 강력한 해풍이 거친 황야에 조성된 링크스코스를 매 라운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시킨다. 드디어 오늘 오후(한국시간)다. 잉글랜드 로열리버풀골프장(파72ㆍ7312야드)에서 개막하는 143번째 대회를 더욱 재미있게 관전하는 '5가지 포인트'다.▲ 우즈의 '어제와 오늘' = 8년 전 같은 코스에서 18언더파 270타라는 놀라운 우승스코어를 작성했다. 그것도 2개월 전인 5월 영원한 정신적 지주였던 아버지를 여의고 대회 2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의 어깨에 기대어 눈물을 흘렸고, 부인 엘린 노르데그렌과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 지금은 그러나 캐디도 부인도 모두 없다. 윌리엄스는 애덤 스콧(호주)의 캐디로 떠났고, 엘린과는 이혼했다.이번에는 경기력도 미지수다. 지난 3월 허리 수술 이후 아예 투어를 떠나 재활에 전념했지만 이달 초 12주 만의 복귀전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퀴큰론스내셔널에서 '컷 오프'를 당해 자존심을 구겼다. 전문가들이 선정한 '우승후보 20명' 목록에도 오르지 못했다. 우즈는 그러나 일찌감치 로열리버풀에 도착해 연습라운드에 돌입하는 등 여느 대회와 다른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 코스컨디션 '녹색 vs 갈색'= 디오픈의 우승 경쟁은 잔디 컬러와 밀접하다. 봄에는 잔디가 푸르고 무성하다. 공도 멀리 도망가지 않는다. 여름에는 반면 따가운 햇살이 잔디를 익혀 갈색으로 변화한다. 공은 딱딱한 페어웨이를 하염없이 굴러가고, 정교한 샷조차 깊은 러프와 항아리 벙커로 보내 버린다. 2006년 로열리버풀의 잔디는 갈색, 우즈는 72개 홀에서 단 한 차례만 드라이버를 잡았다. 올해는 잔디가 푸른 대신 바람이 강해졌다.▲ 승부처는 '파5의 18번홀'= 551야드, '2온'이 가능한 파5홀에서 우승자가 결정된다. 클라레 저그를 품기 위해서는 당연히 '2온'을 시도해 버디를 솎아내야 한다. 하지만 우측에 아웃오브바운즈(OB) 지역이 있어 순식간에 보기이상의 치명타를 얻어맞아 자멸할 수도 있다. 지난 20년 동안 18번홀에 파5홀이 배치된 메이저 개최지는 로열리버풀과 페블비치, 토리파인스, 발할라, 그리고 발터스롤 등 딱 5곳이었다. 우즈가 여기서 네 차례나 우승했다.▲ 3년간 챔프 '40대의 힘'= 지난 3년간 디오픈 우승자는 40대가 주인공이다. 2011년 대런 클라크(잉글랜드), 2012년 어니 엘스(남아공), 지난해는 필 미켈슨(미국)이 이름을 새겼다. 엘스는 특히 최종 4라운드에서 스콧이 4개 홀을 남겨두고 4타차 선두를 질주하던 상황에서 역전우승을 일궈냈다. 미켈슨도 비슷하다. 마지막날 5언더파의 '데일리베스트'로 2타 차 선두로 출발한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를 침몰시켰다. 40대에게는 그 무언가가 있다. ▲ 카이머의 '저먼 슬램'= '독일 병정' 마틴 카이머는 5월 플레이어스와 6월 US오픈을 연거푸 제패했다. US오픈에서는 더욱이 첫날부터 선두를 독주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일궈낸 뒤 "독일인 그랜드슬램에 거의 다가섰다"며 "(버나드) 랑거가 자랑스러워하길 바란다"고 환호했다. '독일골프의 전설' 랑거는 마스터스에서 이미 2승을 일궈냈다. 카이머의 이번 대회 우승이 독일의 월드컵 우승에 이어 골프계에서도 또 다른 진기록으로 직결되는 셈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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