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열기자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메리웨더 카운티에서 만도 샤시 전자제어 제품 공장 및 주물공장 준공식을 한 후 현지 공장을 둘러 보고 있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의 선친 고(故) 정인영 명예회장은 '한라'라는 회사 이름을 직접 지었다.순우리말이기도 하지만 속뜻은 기업이 국내에 머물게 아니라 해외시장에 나가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외국에서 현대는 '현다이', 삼성은 '삼승'으로 불리지만 한라는 발음이 쉬워 내가 직접 이름을 지었다"며 "우리나라가 요만하니까 국제시장으로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중동에서는 '환영한다'는 뜻이 있다고도 덧붙였다.고 정인영 회장의 못 다 이룬 꿈을 정몽원 회장이 이어받았다. 무대는 전 세계다. 지난 5월 유럽 내 첫 생산거점으로 폴란드 공장을 준공한데 이어 6월 중국 선양 공장, 그리고 이번에는 미국이다. 앞서 2000년대 중반 자동차부품계열사 만도가 앨라배마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미국 조지아주에 두번째 공장을 지었다.만도의 첫 미국공장이 현대기아차의 북미 생산설비 마련에 따른 동반진출 성격이 강했다면 만도의 북미 2공장은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제너럴모터스(GM)나 크라이슬러 등 미국 현지 완성차업체를 염두에 둔 행보다.이 공장은 이미 전자제어장치(ESC) 등을 생산해 인근 완성차업체에 납품하고 있으며 올해 9월부터는 GM에 전기모터 구동식 조향장치를 공급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16일(현지시간) 열린 준공식에 참석해 공장을 둘러보는 한편 네이선 딜 조지아주 주지사에게 감사를 표했다.정 회장은 최근 잇따라 해외공장과 연구개발 시설을 확충하면서 글로벌 행보를 넓히고 있다. 주력계열사인 만도는 외환위기를 거치며 몇개의 사업부문이 떨어져 나가는 시련을 겪었으나 꾸준히 내실을 다져 이제는 완연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 오토모티브뉴스가 집계하는 전 세계 자동차부품업체 순위에서 만도는 2011년 50위, 2012년 46위에서 지난해에는 43위에 올랐다. 리콜 등 최근 수년간 전 세계적으로 품질문제가 불거지면서 글로벌 부품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거둔 결실이라 더 의미 있다.이번에 준공된 만도 북미 2공장은 주물공장을 직접 갖췄다. 기존까지 현지 업체로부터 공급받아 왔으나 이번에 연간 1만8000t 가량의 주물제품을 직접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춰 적기에 양질의 주물제품을 앨라배마공장까지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