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조사에서 성희롱 많이 발생…성폭력까지 있어
▲사이언스지가 17일 현장 조사에서 성희롱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해 과학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여성 과학자들의 경우 연구실보다는 현장 조사에서 성희롱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파문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이언스지는 16일(현지 시간) '현장 조사에서 성희롱은 일상적이다(Sexual harassment is common in scientific fieldwork)'는 기사를 게재해 과학계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이번 조사를 이끈 진화생물학자인 하버드 대학의 캐티 하인드(Katie Hinde) 박사는 "현장에서 나쁜 경험을 당한 수없이 많은 이들을 우리는 만날 수 있다(We’ve got lots and lots and lots of people having very bad experiences in the field)"고 말했다. 앞서 2011년 캐서린 클랜시(Kathryn Clancy) 일리노이대학의 생물인류학자는 동료에 의해 폭행당한 한 여성의 경우 가해자인 남성이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이 여성에게 조용히 있을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클랜시와 하인드 박사는 현장 조사를 진행하는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경험한 것을 조사했다. 이메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자신이 경험했던 성희롱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30개국의 666명의 과학들로부터 응답이 왔다. 이 중 75%는 미국인이었고 75%는 인류학자와 고고학자였다. 나머지 응답자들은 생물학자, 지질학자 등이었다. 대부분 현장 조사가 많은 과학 분야였다. 응답한 사람 10명 중 6명 이상(64%)은 부적절한 언어는 물론이고 지나친 성적 농담 등 성희롱을 경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20%는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육체적 접촉(원하지 않는 육체적 접촉, 성적 접근, 성적 관계 등)까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남성들의 경우에도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었는데 남성보다는 여성이 3.5배 성희롱 경험이 더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클랜시 박사는 "조사 대상자 중 깊은 조사를 진행했던 26명의 성폭력 피해자들의 경우는 상태가 심각했다"며 "몇몇 조사 대상자들은 끔찍한 경험을 다시 떠올린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고 말했다. 클랜시 박사는 "과학자들은 조사 방법에서 어떻게 연구해야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주 잘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정작 현장 조사에서 어떻게 관리하고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조사결과를 두고 과학계에서도 놀라움을 넘어 충격까지 전해지고 있다. 메간 더피(Meghan Duffy) 미시건대학 생태학자는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해 과학계는 깨달아야 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과학계의 가장 큰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 학생들은 과학의 미스터리를 해결하기 위해 싸우고 고뇌하는 것만 해도 갈 길이 먼데 이들이 원하지 않는 성적 요구를 하는 교수들과도 싸워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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