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13일 저녁 10시 20분, 김포공항 국제선 입국장 문이 열렸다. 1시간여 전부터 입국장에서 대기하던 기자는 갈색 정장에 푸른 체크 셔츠 차림의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에게 다가갔다. 그는 2박 3일간의 일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다소 꼭 끼는 일정에, 늦은 시간의 귀국길임에도 그의 얼굴은 밝았다. 피곤함보다 여유가 묻어났다. 안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괜찮았다. 일본 잘 다녀왔다"며 웃음을 지었다. 경영 현안에 대한 질문에서도 그는 여유를 보였다. '영원한 백기사인 일본의 JFE스틸 경영진과 만나 성과는 어땠냐'고 묻자 그는 애써 태연해하며 "그저 연례적인 모임이었다"며 손을 가로저었다. 업계의 관심사인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와 관련해 'JFE스틸과 협력을 도모하는가'라고 하자 "지금도 공급 잘 받고 있다"며 민감한 질문도 피해갔다. 장 회장의 이날 귀국 모습은 여유로웠다. 올해 상반기 내내 철강업 부진으로 유동성 문제가 제기된 그룹 총수의 불안한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이는 장 회장이 그간 유동성 문제와 관련해 정면으로 돌파한 자신감에서 찾을 수 있다. 장 회장은 유동성 문제와 관련해 총수 일가를 총동원해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사주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장 회장은 일부 금융권에서 흘러나온 동국제강 상징인 페럼타워 매각설도 직접 해명하며 잠재웠다. JFE스틸과 같은 우군들의 유상증자 참여를 이끌어내며 일각에서의 우려도 씻어냈다. 장 회장이 이번 일본 방문에서 JFE스틸 경영진에게 유상증자 참여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그렇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아직 동국제강을 둘러싼 현안 문제가 남아있는 탓이다. 우선, 최대 사업인 브라질 제철소 건립을 차질없이 마무리해야 한다. 공급 과잉에 놓인 후판과 빛깔 강판 시장도 극복해야 할 문제다. 장 회장의 이날 여유는 자신감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진정한 여유는 위기 극복 그 이후의 일이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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