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공기차' 코레일 차경수 관광사업단장의 기발한 테마열차

26일 첫 운행하는 E-트레인, 한달 예약 벌써 '끝'

E-트레인 전망실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교육전용열차. 학생들에게 이런 이름을 가진 열차를 타라고 한다면 넌더리를 낼지 모른다. 그렇잖아도 빡빡한 학교-학원 쳇바퀴 일정에서 해방되고 싶은 아이들에게 교육열차라니….그렇다면 'E-트레인'은 어떨까? 교육전용열차를 영어로 옮겨놓은 것뿐이어서 적어도 학생들이 쌍수를 들어 환영하지는 않을 것 같다. E-트레인은 오는 26일 처음 운행을 시작하는 코레일의 열차 신상품이다. 그런데 이달 중 예정된 한정 300석이 조기 마감됐다고 한다. 지난 2일 개통식을 가진 이후 각 학교와 기업체에서 예약이 빗발쳤다는 것이다. 그 비결은 '낯설게 하기'에 있다. 콘텐츠는 같더라도 낯익은 공간에서 벗어나 남다른 환경에 몸을 맡기며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상품을 기획한 이는

차경수 관광사업단장

차경수 코레일 관광사업단장(사진).차 단장은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진 우리 학생들에게 체험과 문화, 관광을 엮은 교육여행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내 아이가 타고 싶어하는 열차'라는 것이다. 획일적인 교육문화를 내던지고 선진국처럼 창의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 만든 열차 상품이다.E-트레인은 총 9량으로 구성된다. 이곳에서 교육, 세미나, 강연,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최적화했다. 전세열차처럼 날짜와 구간, 프로그램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세미나 및 영상교육이 가능한 에듀실, 방송, 3D 프로젝터가 설치된 이벤트실, 게임ㆍ놀이가 가능한 다목적실, 이색 토론회를 할 수 있는 전망실 등을 갖췄다.교육전용열차는 세계에서 처음 선보인 상품이다. 비교 사례가 없는 만큼 E-트레인이 탄생하기까지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총 7개월간의 준비기간 동안 차 단장을 비롯한 태스크포스(TF)팀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개발에 몰두했다. 철도차량에는 없었던 중앙제어식 영상시스템을 새롭게 구성하느라 야근도 밥먹듯이 했다. 개발한 이후 세월호 사고로 학생들을 위한 열차 운행여부가 불투명해졌을 때는 바짝 긴장하기도 했다. 차 단장은 "객차별로 응급처치 교육을 받은 청소년지도사를 각 1명씩 6명을 배치하고 추가로 응급구조사 1명을 배치해 개통이 통과가 됐을 때는 정말 날아갈 것 같았다"고 소회했다. E-트레인은 내년까지 10만9000명의 여객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10년이 지나고 어른이 돼도 마음속 깊이 새겨줄 즐겁고 알찬 여행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웃었다.차 단장은 코레일에서 기획통으로 통한다. 대표적인 관광열차인 OㆍVㆍSㆍDMZ트레인을 비롯해 동해안 바다를 테마로 한 바다열차, 레일위의 크루즈 해랑, 경상북도와 함께 운영하는 경북관광순환테마열차, 와인과 영화를 테마로 한 와인시네마열차 등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그는 "모두 내 자식같은 열차들이라 어느 하나 애착이 가지 않는 열차가 없다"며 "지역과의 상생을 위한 관광전용열차들이라 자부심도 크다"고 했다.그의 열차개발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역경제상생을 목적으로 한 유네스코에 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아리랑을 테마로 한 정선아리랑열차(A-train), 서해를 테마로 하면서 온돌객실을 들여놓는 G-트레인을 올해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국내 구석구석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펴보는 열차 여행상품 시리즈가 기대된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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