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빚 없는 농사꾼은 없습니다. 소망이 있다면 제값 받고 팔아 빚 없이 살아보는 거죠." 25년째 전북 고창에서 농사일을 하고 있는 이대종(49)씨의 말이다. 그러나 이씨는 "앞으로 쌀 시장이 개방되고 중국 농산물이 쏟아져 들어올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농민들의 가슴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올해로 세계무역기구(WTO)의 쌀 관세화 유예기간이 끝나는데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중국산 농산물이 쏟아져 들어올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중 쌀 시장 개방문제는 초미의 관심사다. 정부는 지금까지 최소수입물량(MMA)을 수입하는 방식으로 관세화를 미루다 최근 고율관세를 수입 쌀에 부과해 국내 쌀 시장을 보호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반면 농민들은 '관세화=전면개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3일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한으로 본격화 된 한중 FTA 역시 또 다른 걱정거리다. 품목 수 기준 90%에 이르는 높은 시장 개방을 목표로 하는 만큼 일부 농산물 시장의 개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농업 생산 품목도 한국과 거의 같아 심각한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박형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모든 농산물을 민감 품목으로 정할 수 없기 때문에 (한중 FTA로) 피해를 본 농가들은 민감 품목으로 작목 전환을 할 수밖에 없어 더욱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농민들의 피해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사전에 협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중FTA는 국내 농업에 끼칠 영향이 크기 때문에 기존의 FTA와는 별개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양허협상이 진전이 돼 상세한 개방수준이 정해지면 구체적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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