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고 돌기 있어 감아차기 효과 뚝 … 프리킥 득점, 56경기서 2골 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데이비드 베컴(39ㆍ잉글랜드)의 환상적인 감아 차기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ㆍ포르투갈)의 대포알 무회전 킥 같은 명장면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보기 어렵다. 프리킥 득점을 보기가 매우 어렵다. 골키퍼들이 잇단 선방으로 축구팬들의 찬사를 받고 매스컴의 카메라 플래시를 독점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기대를 모았던 일류 프리킥 키퍼들의 발끝이 비교적 잠잠하다.준준결승 경기를 앞둔 4일(한국시간) 현재까지 쉰여섯 경기에서 나온 프리킥 득점은 달랑 두 골.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7)가 지난달 26일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수비벽을 넘기는 왼발 감아 차기를 골로 연결했고, 21일에는 스위스의 블레림 제마일리(28)가 프랑스를 상대로 강한 땅볼 슈팅을 시도해 그물을 흔들었다. 각 팀의 전문 키커들이 무려 아흔아홉 번이나 프리킥 기회에서 직접 골문을 노렸지만 성공률은 2%에 불과한 것이다. 성공률 3.4%를 기록한 2010년 남아공대회나 5.6%를 기록한 2006년 독일 대회보다 성공률이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코너킥이나 프리킥을 망라한 세트피스 득점률도 낮아졌다. 경기당 0.43골(56경기 24골)로 4년 전 0.55골(64경기 35골)에 미치지 못한다.프리킥 득점이 저조한 이유는 공인구인 '브라주카'의 특성과 관계가 있다. 브라주카는 공기저항에 의한 흔들림이 심했던 '자블라니(남아공 월드컵 공인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14g 정도 무게를 더했다. 공 표면에 작은 돌기를 부착해 안정감도 높였다. 트래핑이나 패스 등을 할 때 볼을 다루기가 쉬워졌고, 슈팅 속도와 공 끝의 움직임이 좋아 공격수에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지 상태에서 슈팅하는 프리킥은 다르다. 공이 다소 묵직한데다 돌기의 영향으로 감아 찰 때 꺾여 날아가는 각도가 다른 공에 비하면 예리하지 못한 편이다. 프리킥을 직접 골문을 향해 찰 때 효과적인 거리는 10~20m로 벌칙구역 바깥쪽 25~30m 구간에서 강하게 차는 프리킥은 공 끝이 살면서 골대를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무회전 킥을 선호하는 호날두나 안드레아 피를로(35ㆍ이탈리아)가 프리킥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것도 비슷한 이유다.
2014 브라질 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사진=아시아경제 DB]
그러나 아직 대회는 끝나지 않았다. 일류 선수들은 공에 적응하는 속도가 빠르다. 조별리그와 16강전을 통해 적응력을 높인 전담 키커들이 8강전부터 본격적인 골사냥에 나설 수 있다. 상위권으로 갈수록 득점 기회를 만들기 어려우므로 프리킥 골이 경기의 흐름을 결정하고 승자와 패자를 나눌 수도 있다. 단연 주목받는 후보는 메시와 네이마르(22ㆍ브라질). 메시는 공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고 골문 구석을 노리는 정확한 킥을 하는데다 상대 수비와 골키퍼의 허를 찌르는 능력이 있다.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프리킥으로 골맛을 본 만큼 자신감도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메시가 1982년 스페인 월드컵 당시 다니엘 파사렐라(61) 이후 아르헨티나 선수로는 두 번째로 프리킥 골을 넣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네이마르는 개최국 소속으로 경기장 분위기에 익숙하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16강전까지 네 경기에서 시도한 슈팅 열다섯 개 가운데 열세 개를 유효슈팅(골대로 향한 슈팅)으로 연결할 만큼 정확하다. 그의 킥은 정확도가 무려 86.7%에 달한다. 문성환 본지객원해설위원(30)은 "브라질은 경기장마다 이동거리가 멀고 기후와 잔디의 특성도 다르다"면서 "유럽 선수들보다 경기장 분위기에 익숙하고 지역예선 경험이 있는 남미 선수들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유리하다"며 메시와 네이마르의 활약을 기대했다.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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