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코스피가 마의 2000포인트에서 둥지를 트려한다. '모 아니면 도'다. 안착이냐 아니면 도돌임표를 찍고 박스피를 면하지 못하느냐. 일단 전망은 긍정적이다. 수출 기업이 실적이 견조하고, 대외변수가 좋게 돌아가고 있어 '안착'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 안착이라는 말은 기준이 모호하다. 계절의 구분을 빌려온다면 10일이다. 곧 다가올 여름의 시작은 9일간 평균 기온이 20℃이상인 다음 날이다. 이 기준을 그대로 가져온다면 2000pt를 돌파하고 9일간 유지한 다음날(아마도 27일) 우리는 OSPI가 2000pt에 안착했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KOSPI가 2000pt에 둥지를 트려 한다.이 와중에 S&P500 지수가 1900pt를 넘어섰다. KOSPI와 불과 5% 차이다. 사실 KOSPI와 S&P500의 오랜 역사를 보면 엎치락뒤치락의 역사였다. 1980년 이후 금요일 종가 기준(주간이 아닌 금요일임) KOSPI가 S&P500보다 높았던 적은 1048번이고 낮았던 적도 747번에 달한다. 그렇기 때문에 S&P500이 KOSPI를 역전한다 해도 특이한 일은 아니다. 단지 부러울 뿐이다. 지난 3년간의 KOSPI 수익률 공백이 S&P500의 추격을 허락했다.이제 우리가 따져봐야 할 점은 KOSPI의 추가 상승 여부와 S&P500의 1900pt대 안착 가능성이다. 지금 대내외 여건 상 KOSPI의 2100pt 도달과 S&P500의 1900pt안착 모두 낙관한다.우리는 KOSPI 지수를 이렇게 분해할 수 있다. KOSPI(P)=기업이익(EPS)×PER. 따라서 KOSPI가 추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기업이익이 개선되거나 PER 배수가 올라가야 한다. 3월 월간 전략 "BOXPI"에서 PER 배수 상승을 위해서는 배당성향, 배당수익률이 상승해야 함을 지적한 바 있다. 올해 우리는 배당성향, 배당수익률이 상승하리라 본다.간단한 논리다. 작년에 워낙 부진했다. 1990년 이후 7번째로 낮은 배당성향과 가장 낮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한 만큼 올해는 개선 가능성이 높다. 그 가능성을 6월 중간배당에서 당장 확인하기 힘들지라도 기대를 유지해야 한다. 1분기 혹한에 따른 미국 경기의 일시적 부진으로 이러한 밑그림이 다소 퇴색됐지만 2분기부터는 다시 이러한 밑그림 위에 채색이 가능하다 본다. 미국과 중국, 유로존의 경기 개선이 근거다. 한국의 수출 데이터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KOSPI의 안정적 상승을 위해서 필요한 조건이 하나 있다. 바로 미국 증시의 안정이다. 1900pt를 넘어 선 S&P500이 1900pt를 지켜낼 수 있을까. 지켜낼 수 있다. 물론 비겁한 말을 덧붙이자면 1~2개월 동안은 말이다. S&P500에 대한 낙관도 이익에 근거한다. 지난 1분기 미국 기업들의 어닝서프라이즈 비율은 70%로 작년 1분기 대비 3%p 높다. 작년 4분기 대비로도 3~4%p 높아 혹한에도 불구하고 미국 기업들이 비교적 장사를 잘했다고 볼 수 있다.1분기 미국 기업들의 깜짝 실적은 이익 추정치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EPS는 1분기 실적 시즌이 진행된 7주 동안 2% 상승했다. 동기간 2014년 및 2015년 이익 추정치가 각각 0.5%씩 상향된 영향이 컸다. 추정치 상향은 온전히 지수 상승에 반영됐다. 실적 시즌 동안 S&P500도 추정치 상향률인 딱 2% 상승했다. 펀더멘탈을 반영한 1900pt 돌파였던 셈이다.지수 상승이 이익추정치 상향에 기반했기에 PER은 여전히 15배 초반에 머물러 있다. 1990년 이후 평균인 15.6배에 다소 못 미친다. 이번 1900pt 돌파가 밸류에이션 부담 없이 이뤄졌다는 점이 긍정적인 점이다.◆마주옥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 = 이번 주 국내증시(KOSPI)는 추가적인 상승이 나타날 전망이다(2,000~2,050pt). KOSPI가 기존의 박스권 상단인 2050선을 단숨에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선진국 경기개선이 신흥국의 수출증가로 이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이다.지난 주 5월 HSBC PMI지수는 전월의 48.1%에서 49.7%로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경기부양책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측면에서 큰 호재는 아니었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신규 수출주문지수가 전월 48.9%에서 52.7%로 상승해, 3년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또한 4월 국내 수출은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다. 5월 1~20일까지 조업일수를 감안한 수출금액도 4월보다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다. 결국 선진국의 경기개선이 신흥국의 수출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최근 KOSPI의 상승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KOSPI 2020선은 12개월 FwdPER 9.3배 수준(MSCI Korea 기준)이며, 이는 2000년 이후 평균을 다소 넘어선 수준이다. 또한 실적의 하향조정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실적전망이 KOSPI에 선행했던 적은 많지 않다. 국내외 경기흐름을 감안할 때 하반기 중 국내 기업의 실적전망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KOSPI의 추세적인 상승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여전히 환율 하락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우려된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이 1020원 아래로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는 단기적인 조정 요인이다. 그러나, 국내 주식시장의 장기적인 상승은 원·달러 환율 하락과 동반해 나타났다. 국내로의 달러화 유입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이기 때문이다.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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