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앵글' 이범수./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시아경제 장용준기자]배우 이범수가 복잡미묘한 눈빛으로 MBC '트라이앵글'에 인공호흡 중이다. 이범수는 최근 MBC 월화드라마 '트라이앵글'(극본 최완규 연출 유철용·최정규)에서 헤어진 삼형제 중 맏형이자 정의감 충만한 열혈 형사 장동수로 분한다. 20일 방송에서 장동수는 자존심 강한 형사는 물론 다정다감한 형의 모습까지 보여주며 입체적인 연기를 펼쳤다. 사실 '트라이앵글'은 진부한 이야기와 엉성한 구성으로 지상파 월화드라마 중 가장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헤어졌던 삼형제가 운명처럼 다시 만난다는 소재는 흥미로웠지만 다양한 인물들의 감정과 사연을 짜임새 있게 배치하지 못하고 있다. 지루하고 산만한 느낌이 강하다. 그 와중에 이범수는 자신만의 연기 내공을 통해 장동수를 양지로 끌어내는 중이다. 극중 장동수라는 인물은 괴팍하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막무가내이지만 한편으로는 가슴 시릴 정도로 쓸쓸한 구석이 있다. 엉성한 구성 속에서 그나마 장동수가 존재감을 나타내는 데는 이범수의 복잡미묘한 표정과 눈빛이 한 몫 한다.이범수는 분노조절장애를 가진 장동수를 연기할 때 잔뜩 얼굴을 구기고 고함을 지른다. 배우 본인도 자신의 성질을 주체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화가 나서 테이블을 뒤엎고 발길질을 해대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지나치지 않나'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범수의 '오버스러움'이 필요하다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눈물을 통해 설명된다. 극중 장동수는 허름한 술집에서 소주를 기울이며 어릴 적 아버지가 부르던 노래를 따라 부른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은 눈빛과 지친 표정이 포인트다. 구구절절 아픈 과거를 털어놓지 않는 그는 어쩌면 마음껏 화라도 내야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듯 이범수는 부진한 시청률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가 보여주는 복잡한 내면 연기가 지루한 전개 속에서 볼거리를 제공한다. 베테랑 배우다운 솜씨다. 한편, '트라이앵글' 지난 방송분에서는 장동수가 허영달(김재중 분)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서로 헤어진 형제라는 사실을 모른 체 장동수, 허영달, 윤양하(임시완 분)가 사북으로 모여들고 있다. 다시 만난 삼형제가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갈지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앞으로는 긴장감 있는 극 전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장용준 기자 zelr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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