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사진 제공=NC 다이노스]
한국 프로야구에는 그동안 수많은 대도가 있었다. 1980년대에는 이해창과 김일권, 1990년대에는 이순철과 이정훈이 도루로 이름을 알렸다. 바통을 넘겨받은 전준호와 이종범은 각각 550개와 510개로 통산 도루 1, 2위에 올랐다. 최근 5년 동안에는 이대형(KIA)과 김주찬(KIA)이 가장 눈에 뛴다. 각각 379개와 329개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판도는 다시 바뀌었다. NC 선수들의 발이 돋보인다. 풀타임 경험이 없던 김종호가 도루왕을 거머쥐더니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이종욱과 중고신인 박민우마저 베이스를 훔친다. 빠른 발과 주루 센스는 팀의 상승세로 직결되고 있다. NC의 기동력이 좋은 이유는 단순하다. 발 빠른 선수가 많고, 좋은 코치를 뒀다. 통산 도루 1위 전준호다. 외야 수비와 주루 플레이에 대한 노하우를 많이 가지고 있다. 선수들 사이 ‘독사’로 통할 만큼 훈련도 많이 시킨다. 사령탑의 성향도 빼놓을 수 없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 시절부터 빠른 발을 선호했다. 이종욱, 민병헌, 고영민 등이 그 수혜자다. 특히 국가대표 1번 타자로까지 성장한 이종욱은 김 감독의 제의로 올 시즌 NC 유니폼을 입었다.김 감독이 마련한 최적의 환경은 최근 이종욱, 김종호에 이은 또 다른 대도를 배출했다. 2012년 NC에 입단한 고졸 신인 박민우다. 지난 시즌만 해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선수다. 역사적인 팀 창단 개막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공격에서 적극적이지 못했고, 수비도 불안정했다. 글쓴이는 그랬던 박민우가 이렇게까지 성장할 줄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16일까지 35경기에 출장해 타율 0.354 17타점 24득점 17도루를 기록했다. 도루는 리그 1위, 타율은 7위다. 꾸준히 관찰하지 않고서는 선수에 대한 평을 내리기가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박민우[사진=정재훈 기자]
2루수인 박민우는 맞추는 능력이 좋고 도루까지 잘 한다. 체격은 마른 편이다. 그래서 키가 크다는 인상을 받지 못했다. 자세히 관찰해보니 185cm 정도다. 오랜만에 나온 대형 내야수가 무척이나 반갑다. 성장을 거듭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아직 21세에 불과한데다 좋은 체격조건을 갖췄다. 몸 관리만 잘 한다면 전준호 코치가 보유한 통산 도루 수를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야구에서 야수들의 성장은 다소 더디다. 아쉬움과 우려 속에서 급성장을 이룬 박민우는 프로야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루 40개 이상을 할 수 있는 선수를 세 명(박민우, 김종호, 이종욱)이나 보유한 팀은 역사적으로 거의 없었다. NC의 기동력 야구가 올 시즌 어떤 성과를 올릴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마해영 프로야구 해설위원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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