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카 촬영 제한·특수 보안 용지 사용·사내 PC 문서 암호화 등 각종 보안책 실시하지만 스마트폰 녹음은 '구멍'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국내 주요 기업이 스마트폰 녹음 기능 때문에 고심에 빠졌다. 신기술ㆍ사업전략 등과 관련된 사내 정보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각종 보안 정책을 마련, 시행중이지만 스마트폰 녹음 기능 만큼은 '철통보안'의 유일한 사각지대이기 때문이다.업계 관계자는 23일 "기술유출 방지를 위해 연구소 등지에서 스마트폰 녹음 기능 사용을 제한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기술적으로 어렵다"며 "카메라 기능 사용 제한을 포함해 각종 보안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녹음 기능 사용은 막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스마트폰 녹음의 경우 휴대폰에서 기본 제공하는 녹음 기능만 실행하면 녹음이 가능하다. 화면만 터치하면 녹음이 가능하고 카메라 촬영시와는 달리 알림음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상대방이 녹음 기능을 이용하고 있는지 전혀 알아챌 수 없다.전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녹음 기능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촬영 기능 제한과는 달리 기술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최근 직원들의 사생활 보호 요구 또한 높아지고 있어 보안상 이유로 무조건 사용을 제한하는 것도 반발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주요 기업은 사내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다양한 보안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깜빡 졸면 죽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첨단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안은 기업의 사활이 달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이 중 대표적인 게 스마트폰 카메라 사용 제한이다. 중요 문서를 촬영해 외부로 유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 정책을 시행중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사무실에서는 임직원들의 스마트폰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도록 기술적으로 제어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직원들에게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에 스티커를 붙이도록 하고 출퇴근시 보안 요원이 직원들의 스마트폰을 일일이 전수 조사한다. 스티커를 떼었다가 다시 붙이면 흔적이 남도록 해 직원들도 스마트폰 카메라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특수 보안 용지를 사용하기도 한다. 사내 프린터 출력 용지에 전자태그(RFID)를 탑재해 이 출력물을 외부로 유출할 경우 사무실 게이트 통과시 경고등과 경보음이 울리도록 하는 것이다. 사내 모든 프린터에 출력물 유출 방지 시스템을 구축해 특수 보안 용지로만 출력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특수 보안 용지는 장당 가격이 70원으로 일반 용지(10원)보다 7배 비싸지만 보안을 위해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다. 또 프린터에도 출력자, 출력일시, 출력 내용 등이 모두 기록되도록 하고 있다.삼성전자는 사업장 중심으로 특수 보안 용지를 사용하며 지원 업무 중심인 본사 조직에서는 일반 용지를 사용한다. 대신 본사 조직에서는 문서를 외부에 갖고 나가려면 문서 반출 신청을 통해 허가를 받아야만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이 밖에도 기업들은 사내 PC 내 문서를 암호화해 외부 PC에서는 문서를 열어볼 수 없도록 하는 등의 다양한 보안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출장시 회사 PC를 분실할 경우 징계 조치를 하는 등 강도 높은 보안 정책을 시행중이다.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스마트폰 녹음 기능을 이용한 정보 유출 사례는 없지만 회의 내용을 말로써 복제, 유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인지하고 있다"며 "보안은 '사고 예방'이 핵심인데 스마트폰 녹음기 사용으로 사내 정보 유출의 원천 차단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녹음 기능을 제한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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