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운영체제인 윈도XP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기술지원이 예고된 대로 내일 전 세계적으로 종료된다. MS는 내일 윈도XP의 수정 업데이트를 마지막으로 제공하는 것을 끝으로 보안 업데이트를 포함한 일체의 기술지원을 중단한다. 모레부터는 운영체제를 윈도XP에서 상위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지 않은 컴퓨터 등 전자기기는 안전성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윈도XP를 기반으로 구동되는 프로그램이 충돌을 일으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해킹과 악성코드를 비롯한 보안상 위험에 제대로 대응하기도 어렵다. 가장 크게 걱정되는 것은 공공부문과 금융부문의 대비가 충분히 이뤄졌다고 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공공부문에서 국방이나 안보와 관련된 전산시스템에 대해서는 정부가 완벽하게 대비해 놓았으리라 믿는다. 중앙정부의 각 부서도 상위 버전으로의 전환을 거의 다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지방정부다.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업그레이드를 다 하지 못한 곳이 많다. 정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정부 및 공공기관의 업무용 컴퓨터(PC) 중 18%가 모레 이후에도 윈도XP를 써야 한다. 그중 대부분이 구청을 비롯한 기초자치단체라고 한다. 행정정보 유출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금융부문에서는 업무용 PC 68만여대 가운데 24%인 16만여대가 XP 이하 버전의 윈도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국내 금융회사가 운영하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8만7000여대 가운데 대부분(8만2000여대)이 XP 이하 윈도를 여전히 쓰고 있다고 한다. 이런 PC와 ATM에 대해서도 각 금융회사가 나름대로 외부망 연결 차단 등 보안대책을 마련했겠지만 그것이 완벽하다고 믿기 어렵다. 보안이란 기술적 대비가 허술해도 탈이 나지만, 인적 통제에 구멍이 나도 무너질 수 있다. MS의 윈도XP 지원종료 시점을 노려온 악의적 해커들의 준동도 경계해야 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이 윈도XP를 겨냥한 바이러스나 악성코드에 대한 백신을 계속 공급할 예정이지만, 이에 전적으로 기대서는 안 된다. 예상하지 못한 보안위협이나 전산혼란이 야기될 가능성에 대비해 전문 기술인력을 며칠간이라도 비상대기시킬 것을 정부 관계부서와 금융당국에 권고한다. 이런 대응노력에 MS 측도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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