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지난해 초 ‘애플 쇼크’가 일본 전자부품 업계를 덮쳤다. 애플이 아이폰5 판매가 기대에 훨씬 못미쳤다고 발표한 것이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었고, 일본 전자부품 업체들은 두 회사에 매출을 크게 의존했다. 양대 축 중 하나인 애플이 밀리자 일본 부품의 판로가 좁아졌다. 일본 부품업체 중 TDK는 생산을 줄이고 2012 회계연도 순이익 전망치를 90% 낮췄다. 애플 아이폰 자리를 중국 스마트폰이 치고 들어왔다. 그러나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경쟁이 달아오르면서 상황이 일본 부품업체에 유리하게 바뀌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한편에서는 가격을 더 낮추는 데 열을 올리면서 다른 쪽에서는 제품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힘을 쏟았다. 일본 부품업체들은 이 가운데 품질 경쟁을 반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더 나은 스마트폰을 만들려면 경박단소(輕薄短小)한데도 기능이 나은 일본 부품을 더 쓰게 마련이다. 이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약진을 일본 전자부품 업계가 반색하는 까닭이다. 최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성장하는 덕분에 일본 부품에 대한 주문이 안정적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일본 부품업체들은 이런 흐름이 2014회계연도 내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보도했다. TDK의 가미가마 다케히로 사장은 “지난해 이맘 때와 비해 잘 돌아간다”고 말했다. 가미가마 사장은 스마트폰 부품 주문이 꾸준히 들어온다며 2분기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다이요유덴(太陽誘電)은 부품 공급선 다변화의 기회를 잘 활용하기 위해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에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 다이요유덴이 요즘 내세우는 부품이 전력회로용 소형 인덕터다. 소형 인덕터 신제품은 크기가 기존 제품보다 작은데도 더 많은 전류를 처리한다. 스마트폰을 더 얇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이요유덴은 이 부품을 지난달부터 월 3000만개씩 생산하고 있다. 생산량을 2014회계연도 상반기 내에 1억개를 늘릴 계획이다. 미쓰미전기는 신형 액추에이터 생산을 2014회계연도에 3배로 늘리기로 했다. 새 액추에이터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를 안정시키는 기능을 한다. 알프스전자도 액추에이터 증산을 검토 중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올해 30% 성장해 4억5000만대가 팔릴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하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일본 부품업체들의 가마우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