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출마 앞둔 전·현직 인천시장 “재정악화 네 탓” 공방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6·4 인천시장 선거에서 파탄직전의 인천시 재정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전·현직 인천시장이 서로 ‘네 탓’이라며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의 송영길 현 시장과 새누리당의 안상수 전 시장이 지난 2010년 선거에 이어 또한번의 격돌을 예고하며 벌써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한 쪽에선 재정관리를 잘 못해 오히려 부채를 가중시켰다고 항변하고 다른 한쪽에선 애초 빚더미를 물려준 게 누구냐며 맞서고 있다. 송 시장은 “전임 시장이 남긴 빚 때문에 임기 3년6개월 내내 신규사업은 손도 못 댄 채 부채를 줄이기 위한 ‘설거지’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재정건선성 확보’에 올인하며 공무원 수당 삭감, 자산 매각, 세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위기의 인천시 재정을 살려냈다고 자부했다.자신의 임기동안 부채가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전임 시장때 시작한 아시안게임 준비와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등 대규모 투자사업을 위한 지방채 발행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그런데도 안 전 시장이 시 재정 악화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며 부채규모까지 부풀려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인천시에 따르면 영업부채를 제외한 시 채무는 송 시장 취임 직전인 2010년 6월 7조4452억원에서 지난해 6월 9조4369억원으로 1조9917억원 증가했다. 시 산하 공기업의 영업부채까지 포함하면 2010년 말 채무 9조4550억원에서 지난해 말 13조2449억원으로 3조6366억원이 늘어났다. 송 시장 측은 “안 전 시장이 영업부채를 제외한 채무와, 포함한 채무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는 오류를 범한 채 마치 채무가 7조원에서 13조원으로 늘어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2012년 ‘5·30 재정위기 대책’이 없었으면 도시공사 부채를 포함해 지난해 말 시 채무가 21조2741억원에 달했을 것”이라고 밝혔다.반면에 안 전 시장은 “인천시정을 떠난 지 3년 반이 지났지만 여전히 자신을 인천부채의 원흉으로 지목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그는 “송 시장이 설거지를 했다면 부채는 왜 줄지 않고 있느냐”며 “임기 3년여간 무엇을 했길래 선거가 닥친 지금에 와서 9조원의 빚을 물려받았다고 하는 지 답답하다”고 맞불을 놨다. 송 시장이 임기동안 부채를 7조원 이하로 안정되게 관리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안 전 시장은 또 지금의 시 재정이 악화된 데는 잘못된 시 정책에도 원인이 있음을 지적했다.그는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이 민자사업에서 시 재정부담 사업으로 바뀌었고, 포트만과 삼성·현대의 민자 합작사업으로 4000억원가량의 이익이 기대되던 151층 인천타워 빌딩은 현 시정부가 계획을 포기하면서 자본과 기업들이 인천을 떠났다”고 성토했다. 안 전 시장은 이번 선거에 출마해 인천시 재정 악화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제대로 알리고 8년간의 시정을 이끌었던 명예를 다시 되찾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한편 이들의 공방전을 지켜보던 정의당 김성진 인천시장 후보가 재정위기의 직접적 원인이 안 전 시장의 마구잡이식, 보여주기식 전시 토건 행정에 있다며 안 전 시장을 공격하고 나섰다.김 후보는 24일 지방재정 위기 관련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2003년 5993억이던 인천시 부채가 안 전 시장의 임기 두번을 거치면서 2010년 말에 11조7300억원으로 20배 가까이 늘었다”며 “안 전 시장은 물론 정권 실세들이 포진한 인천의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인천의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비판했다.안전행정부의 2012년 말 기준 채무현황에 따르면 인천시의 예산대비 채무비율은 35.1%로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높다. 또 지난해 말 채무비율 35.%에 이어 올해 말과 2015년 말 예상 채무비율은 각각 39.5%로 재정 위기단체 지정 기준인 4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문화부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