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도 짐을 싸고, 규제는 더 심해졌지만

ⓛ2014, 주식이 답이다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 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코스닥시장이 상대적으로 더 부진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떠나면서 거래대금은 3분의 1 토막이 났다. 주식을 사려는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도 14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9일 한국거래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9일부터 이달 7일까지 코스피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5246억원에 불과했다. 하루 거래대금이 3조원을 넘지 못한 날도 이틀이나 됐다. 올 들어서도 개장일인 2일에만 4조원을 넘었을 뿐 이후론 계속 3조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년 반 전인 2011년 8월만 해도 하루 10조원 이상씩 거래됐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222억원에 불과했다. 지난 연말에는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1조원을 넘지 못한 날도 3일이나 됐다. 2011년만 하더라도 코스닥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은 3조원을 넘나들었다. 지난해 추석 이후로는 그나마 버텨주던 고객예탁금도 급감했다. 추석 연휴 이전까지만 해도 18조~19조원대를 오르내리던 고객예탁금은 최근 14조원대로 떨어졌다. 지난 연말에는 13조원대까지 빠지기도 했다.  빚내서 투자한다고 말이 많던 신용융자도 동반 감소했다. 지난해 6월 초 5조원에 육박하던 신용융자 규모는 최근 4조1000억원대까지 줄었다. 개인투자자들이 떠나면서 증권사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9월까지 집계된 증권사 실적은 전년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수수료 수익이 급감하면서 대형사조차 적자를 기록하는 지경까지 몰렸다. 중소형 후발 증권사 일부는 한계상황까지 몰렸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대형증권사 사장은 "증권업계에 몸담은 20여년 중 IMF 때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가 지금"이라고 토로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성과급 얘기로 화기애애하던 연말연시가 구조조정이라는 살벌한 풍경으로 바뀌었다. 규모에 관계없이 상당수 증권사들이 지점 통폐합을 하고 있고, 인력 구조조정 얘기도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십수년 만의 최악이라는 지난해 증시가 마무리되고 새해가 시작됐지만 당장 지난해 기조가 바뀔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투자자들이 증시로 되돌아올 모멘텀도 딱히 보이지 않는다. 거래소는 거래활성화를 외치고 있지만 현실은 불공정거래를 단속한다며 규제강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가뜩이나 위축된 투자자들을 더 움츠러들게 하는 모양새다. 한 전업투자자는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단속을 하는 것이 맞지만 지나치게 건전성을 강조하다 보니 큰손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며 "큰손들이 시장을 떠나면서 전체적인 분위기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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