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불법의료행위 미용업소 대거 적발…오피스텔 등에서 전문의료기기·마취제 등 무단 사용
성매매가 이뤄져온 오피스텔(사진제공=대전지방경찰청)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오피스텔 등에 무허가로 영업장을 차린 후 불법 의료행위를 해 온 미용업소들이 대거 적발됐다. 서울시는 지난 8월19일~11월30일 약 3개월간 서울시내 미용업소 100여개소를 조사한 결과 23개 업소에서 불법의료행위를 적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 중 19개 업소는 속칭 '야매'로 눈썹 문신 등 반영구 화장 행위를 해주다가 적발됐는데, 이중 8개 업소는 영업신고도 안 된 주거용 오피스텔 등에서 은밀히 전화예약만 받는 식으로 불법 의료행위를 해왔다. 나머지 6곳은 신고 대상인 건물에서 신고도 하지 채 영업하다가, 5곳은 피부관리실로 영업신고를 하고 불법의료행위를 하다가 각각 적발됐다. 이 업소들은 의학적 전문지식이 없는 무면허 시술자가 문신바늘, 색소, 마취연고, 알코올 솜 등을 갖추고 맨손으로 시술하는 등 비위생적인 상태에서 불법 시술을 하거나 시술을 목적으로 의료기기를 보관해 왔다. 특히 적발된 업체 대부분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마취연고라고 불리는 의약품을 썼는데,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성분 검사한 결과 국소마취 성분인 리도카인(lidocaine)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리도카인은 많은 양을 사용하거나 반영구 화장이나 MTS시술같이 바늘로 피부를 손상시켜 미세한 구멍이 만들어진 상태에서 사용할 경우 과도한 양이 체내에 침투해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소들은 눈썹문신의 경우 자연눈썹, 3D입체눈썹 등 자연 상태의 눈썹처럼 시술한다고 광고하며 손님을 끌어왔다. 보통 전문 병원의 시술 비용이 30만~35만원인 것에 비해 이들 피부관리실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인 10만~15만원을 받으면서 손님을 유혹한 것이다. 허가받지 않은 시술소에서 이뤄지는 반영구 화장 시술은 위생 관리가 허술하고 시술자의 의료 지식이 부족해 색소 침착 등 부작용과 B·C형 간염 같은 감염성 질환도 일으킬 수 있다.피부미용업소에서 피부조직 제거에 쓰이는 전기소작기로 점빼기를 하다 적발된 업소도 있었다. 중랑구 피부관리실 C업소는 손님을 상대로 5만원을 받고 점빼기를 하다 적발됐다. 이 업소는 통증완화를 위해 의학적 전문지식이 없는 업주가 출처불명의 마취연고를 사용하기도 했다. 출혈이 많은 부위를 절개하거나 피부의 간단한 조직을 제거할 때 쓰이는 전기소작기는 개개인의 피부 상태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 특성 때문에 흉터·화상 등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은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기관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기기를 사용하다 적발된 곳도 4개 업소나 됐다. 이 중 서울 관악구 B업소는 가정용 의료기기인 DRC Roller S02(피부를 자극해 의약품 흡수를 돕는 기기)를 이용해 불특정 다수의 손님에게 MTS시술이라고 하면서 피부 관리를 해오다가 적발됐다. 이 업소는 특히 1회용 의료기기임에도 소독 조치 없이 냉동실에 보관하면서 수차례 재사용하는 등 위생 관리를 엉망으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3곳도 모두 미용업소에 사용이 금지된 의료기기로 의료기관에서만 할 수 있는 MTS, IPL, 초음파 시술을 하다가 적발됐다.시는 적발된 23곳 중 9곳을 관할 구청에 행정처분 의뢰했고, 관련자 24명을 형사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시는 이 밖에 영업신고도 하지 않고 버젓이 손·발톱 관리숍, 피부관리실을 운영해온 것으로 나타난 업소 31개소도 적발해 전원 형사입건 처리했다. 최규해 시 민생사법경찰과장은 "의학적 전문지식이 없는 무자격자의 눈썹문신, 점빼기 등 불법 의료행위는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감염, 흉터, 안면마비 등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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