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해외대첩]싱가포르 ‘지하철 공사 믿을맨’

GS건설, 지하철 28개 공구 중 10개 싹쓸이… “해외에서 인정받은 기술력, 다변화에 집중”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아시아의 물류와 금융 허브로 평가받는 싱가포르. 엄격한 규칙과 법 집행으로도 유명한 싱가포르의 건설 시장은 유럽식 입찰 및 시공 관리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고도의 기술력과 사업수행 경험을 가진 선진 건설업체들의 각축장으로 불린다.이곳에서 GS건설은 토목ㆍ건축분야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취약 분야로 분류된 토건 부문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공종과 해외 시장 다변화를 이루겠다는 의지에서다. 2009년과 2011년 싱가포르 건설청 산하 육상교통청이 발주한 도심지하철 28개 공구 중 10개 프로젝트를 쓸어담은 기록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게 GS건설의 설명이다. 현재 GS건설은 싱가포르 도심 지하철 2호선 C911(3585억원)과 C913(3904억원), 3호선 C925(1839억원)와 C937(2285억원) 등 총 4개 공구(총 1조1600억원)에서 역사를 쓰고 있다.

GS건설이 싱가포르 시내 어퍼 부킷 티마 도로에서 진행 중인 지하철 공사 C913구간은 안전사고 없는 무재해 현장으로 평가 받고 있다.

◆발주처 무한 신뢰받은 'C913프로젝트'= 이중 GS건설이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장은 C913이다. 사업속도가 가장 빨라 싱가포르 발주처들이 나머지 구간의 모델로 삼고 있을 정도다. C913은 싱가포르 시내 중심가에서 자동차로 20여분 거리에 위치한 어퍼 부킷 티마 도로에 위치했다. 총 연장 1.65㎞에 터널 1.25㎞와 정거장 2곳을 건설하는 공사다. 12월 기준 공정률은 80%를 넘은 상태로 2015년 7월 준공된다.이 사업장은 GS건설의 특화 기술이 집약된 곳으로 꼽힌다. 외경 6.63m의 실드(Shield)라 불리는 강재원통을 지중으로 추진시켜 지반의 붕괴를 방지하면서 굴착작업을 하고 후방에서 안전하게 복공작업을 반복, 터널을 축조해 나가는 '대구경 TBM(Tunnel Boring Machine) 공법'이 적용됐다. 2011년 7월 시작, 하루 평균 4~5m 정도를 굴진해 22개월만인 지난 5월에 1.25km의 터널 관통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주거단지와 인접한 사업장의 특성을 감안, 안전과 민원에 대비한 전략이기도 하다. 24시간 작업이 필요한 탓에 인근 주민들을 먼저 찾아가 사전 양해를 구하는 한국식 접근을 통해 단 한 건의 민원도 발생하지 않은 사업장으로 기록됐다. 오진만 GS건설 싱가포르 C913 현장소장은 "해외 지반조건에서 TBM공법을 적용하다보니 예상치 못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현장 전 직원들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 성공적으로 완료했다"며 "까다로운 발주처의 요구사항과 기술 및 안전에 대한 우려를 완벽하게 해결, 시공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공사기간을 대폭 줄인 것 역시 발주처와의 신뢰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구간에 포함된 두 정거장은 특수 목적으로 설계된 구조물로 일반 정거장에 비해 시공이 복잡한 데다 현지 유관 기관과의 협의까지 필요해 난공사로 꼽히던 곳이다. 하지만 당초 계획된 18개월의 공사기간을 13개월로 줄였다. 여기에 착공 후 현재까지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는 무재해 현장으로,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이 진행한 안전 행사(Annual Safety Award Convention)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안았다. 노재호 GS건설 토목싱가포르담당 상무는 "이번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 4개 현장의 성공적인 수행을 통해 싱가포르 정부에 신뢰를 쌓았다"며 "향후 2016년까지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에서 추가 발주예정인 약 150억달러 규모의 지하철 공사(57Kmㆍ3개노선) 및 지하 고속화 도로(22kmㆍ1개 노선) 수주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고 설명했다.◆싱가포르에서 경쟁력 쌓는다= GS건설은 싱가포르에서 토건 시장 강화에 초점을 맞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토건 부문 해외 진출은 1990년대 후 축소됐지만 2009~2011년 싱가포르에서 지하철 공사 4건을 잇따라 수주하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서다. 이를 계기로 건축분야에서도 2011년 3400억원 규모의 퓨져노폴리스 연구시설 빌딩을 수주한 데 이어 지난해 5월에는 싱가포르 보건부(Singapore Ministry of Health)가 발주한 5933억원 규모의 'NTF(Ng Teng Fong) 병원' 공사를 단독 수주했다. 이어 6월에는 말레이시아 국부펀드 카자나(Khazanah)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Temasek)의 합자투자(JV, Joint Venture) 회사가 발주한 1조5000억원 규모의 마리나 사우스(Marina South) 프로젝트를 공동 수주하기도 했다.특히 지난달에는 싱가포르 남북을 연결하는 총 연장 30km의 톰슨 라인(Thomson Line) 지하철 공사 25개 공구 중 하나인 T203 구간을 수주, 싱가포르에서만 총 5개의 지하철 공사를 수주하는 기록을 세웠다.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이 발주한 2509억원 규모의 공사로 GS건설은 싱가포르에서 지하철 공사로만 1조5000억원을 벌어들인 셈이다.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인근 동남아 지역과 중동 지역 등의 토건 시장 진출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베트남에서 4748억원 규모의 호치민 매트로 공사를 수주한 게 대표적이다. 호치민시의 교통망을 새로 그리는 대역사로 평가 받는 사업이다. GS건설은 호치민 매트로 사업을 바탕으로 베트남에서 후속 발주 예정인 호치민시 지하철 6개 노선과 수도 하노이시 지하철 5개 노선 사업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GS건설 관계자는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토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해외에서 이미 당사의 기술력과 사업 수행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중동과 동남아 중심에서 벗어나 중남미 및 아프리카 시장으로 다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S건설은 강재원통을 지중으로 추진시켜 지반의 붕괴를 방지하면서 굴착작업을 실시하는 ‘대구경 TBM 공법’을 적용, 공사를 진행 중이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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