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8시54분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에 LG전자 소속 헬기가 충돌해 타고있던 조종사와 부조종사 두명이 숨졌다. (사진 : 윤동주 기자)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헬기가 홍실아파트에서 아이파크 방향으로 직진해서 들이받았다. 당시에 102동 절반 이상이 안보일 정도로 안개가 심각했다. 사람이 많이 죽을 줄 알았다" (김용정 봉은중학교 교사)"상황이 심각해서 당연히 전쟁이 난 줄 알았고 진동이 느껴져서 둘러보니 종잇장 같은 파편이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다."(삼성 아이파크 26층 거주민)16일 오전 8시54분께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102동에 LG전자의 HL929 헬리콥터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헬기를 운전하던 LG전자 항공운항팀 소속 기장 박인규(58)씨와 부기장 고종진(37)씨가 건대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헬기는 앞부분과 꼬리부분이 파손돼 반토막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다.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전주 공장으로 가려던 이 헬기는 잠실로 임직원을 태우러 가는 도중 사고를 당했다. 12시 현재 사고 현장에는 현장감식반이 출동했다. 경찰들이 폴리스라인을 만들어 조사원 외에는 진입을 막고 있다. 이날 12시50분께 현장을 찾은 박원순 시장은 "일단은 서울시 관할은 아니지만 대형사고가 일어난 만큼 국토부와 협의해 함께 대안을 만들겠다"며 "대형 고층건물이 많은 곳에서 일어난 아찔한 사고이고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큰 사고 였지만 주민 피해가 없는 것은 불행중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 사고의 목격자인 봉은중학교 교사 김용정(46)씨는 "보통은 한강을 따라 군부대에서 헬기 훈련을 자주하는데 안개가 심해 이곳 지리를 모르면 충분히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며 "홍실아파트랑 아이파크 중간지점에서 잠시 제동을 걸려고 하는듯 하더니 직진해서 들이받았는데 마치 영화 911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사고 당시 인근 경기고등학교에서 야구를 하던 동네 주민은 "헬기가 지나간다는 걸 소리로만 알았고 시야에는 전혀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헬기가 충돌하는 과정에서는 삼성 아이파크와 인접한 홍실아파트에서도 진동을 느낄 정도로 큰 소음과 진동이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홍실아파트 경비원인 왕영일(66)씨는 "진동이 커서 근처에 있는 아파트들까지 느낄 정도였고 쾅하는 소리까지 들렸다"고 생생하게 설명했다.외벽 파손 등의 피해를 입은 아파트 동 입주민 32명은 오크우드호텔과 인터콘티넨탈호텔로 임시로 거처를 옮겼다. 101동에 거주하는 60대 여성은 "지방에 있다가 사고소식을 듣고 급히 올라왔다"며 "주민들 20여명은 오크우드호텔로 대피했고 놀란 주민 한 명이 병원에 갔다가 퇴원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사고 건물의 구조상 위험은 없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구조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본 다음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사고가 난 가구에는 임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도 관리사무소를 찾아 현장 상황을 파악했다. 정 회장은 이 아파트 101동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에는 재계 고위임원, 연예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특히 고급 아파트인 이곳은 평소에도 외부인의 진입을 통제하고 있다.
16일 오전 헬기충돌 사고가 일어난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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