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국내 증시가 숨고르기 국면에 접어들었다. 외국인의 '사자' 둔화가 표면적인 이유로 부각되고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살만한 종목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지연이나 중국의 경제지표 개선 등의 호재는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반면, 3분기 실적 시즌은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6일 시장 전문가들은 틈새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 우선주와 배당주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와 현대차 우선주는 주가 조정에도 불구하고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연말 배당시즌을 맞아 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재차 높아지는 분위기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우선주의 경우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가격 매력이다. 우선주가 디스카운트되는 근본적 이유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인데, 배당 측면에서는 오히려 유리한 측면이 있다. 우선주의 경우 보통주에 준하는 배당금이 지급되는데, 주식의 가격은 보통주 대비 크게 할인된 수준으로 거래되기 때문이다. 최근 2년간 주요 우선주는 보통주 대비 평균 57% 정도의 할인율을 보였다.최근 한국 증시로의 외국인 매수세 유입도 우선주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개 우선주의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79.7%에 이른다. 따라서 외국인 수급은 우선주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지난 7월부터 지속된 외국인의 공격적 매수세는 우선주 수급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외국인의 추가 매수 가능성과 여전히 높은 우선주의 가격 매력을 감안해 볼 때 우선주 강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투자자 입장에서 우선주 투자 종목을 선별할 때는 보통주의 추가 상승 여력, 주가 괴리율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데,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거래대금이다. 우선주는 대부분 시가총액이 작아서 매매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우선주 전반의 추세적 강세가 나타나는 시기라면 유동성이 높은 우선주를 선별적으로 매매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정책도 이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주식수, 거래량, 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일정 요건에 미달하는 우선주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거나, 상장 폐지시키는 규정을 지난 7월부터 운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동성이나 시가총액이 큰 대형 우선주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따라서 우리는 시가총액과 유동성이 가장 양호한 삼성전자 우, 현대차 2우B, LG화학 우를 우선주 최선호주로 판단하고 있다연말마다 찾아오는 배당주 투자 기회도 노려볼 만하다. 한국 기업들은 대부분 12월 결산법인이고, 배당 기준일이 연말로 지정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최근의 틈새 장세 투자 수단으로 유용하다는 판단이다.배당주는 채권과 주식의 중간 성격을 지닌 자산이기 때문에, 자본차익과 배당수익 두 가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배당 기준일이 다가올 수록 배당주 주가가 강세를 보이며, 시가 배당률은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배당수익을 기다리는 전략보다, 차익실현에 나서는 적극적 매매 전략이 유효하다.따라서 배당투자 유망 종목을 선정할 때는 배당수익률뿐만 아니라, 자본차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가 변동성, 향후 추가 상승 여력, 밸류에이션 매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를 감안해 우리가 선정한 배당주 최선호주는 KT&G, SK텔레콤, GKL이다.◆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11월말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말 소비시즌에 돌입했다. 미국 전미소매협회(NRF)는 올 연말 소비시즌 시즌 매출액이 3.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12년 증가율인 3.5% 및 10년 평균 3.3%보다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현실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10월 소비자신뢰지수(미시건대)가 9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한데 이어 골드만삭스의 조사(미국인 1025명 대상)에서는 응답자의 40%가 미국 연방정부 부분폐쇄(셧다운)로 인해 지출을 줄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으로 인한 투자심리의 위축에 대한 불확실성은 남아있는 것이다.하지만 미국의 연말 소비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서 더욱 기대가 된다. 그 이유로는 임금소득과 자산가격 상승으로 소비여력이 레벨업됐다는 점, 10월 중순까지 정치적 불확실성에 눌려있던 이연수요가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인터넷 발전을 통해 최근 미국의 연말 소비시즌은 글로벌 축제가 되는 양상인데, 탄력적인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외 지역의 소비모멘텀 가세할 수 있다는 점, 최근 발표되는 전망치는 불안심리가 극에 달했던 10월 초중반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낮은 기대치가 반영됐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레벨업된 소비여력을 바탕으로 일간 소비금액에서 소비의 비가역성이 관찰되고 있고, 10월 중순까지 억눌렸던 수요가 이연될 수 있다. 기대치가 낮은 만큼 연말 소비가 예상보다 조금이라도 좋게 나올 경우 주가는 서프라이즈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시점부터 대응전략을 강화해 나가는 역발상 전략이 필요하다.개인 소비지출과 소매판매 지표에서 공통적으로 이연수요가 감지되는 품목은 가전제품과 의류·잡화 등이다. 미국 홀리데이 시즌에 받고 싶은 선물 리스트의 1위가 의류, 3위가 가전제품이다. 2000년 이후 미국 소비시즌을 앞두고 꾸준한 강세를 보였던 업종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섬유의복, 온라인쇼핑으로 일맥상통하는 흐름이다. 펀더멘털·심리·통계적인 측면에서 모두 IT, 의류, 유통주를 지목한다. 최근 외국인의 매매패턴에서도 전기전자, 유통, 섬유의복 업종에 차별적인 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이다.◆조병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유로존 경기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최근 유로존 경제 지표가 부진하게 발표되고, 특히 실업률과 물가 지표가 상당히 부진한 결과를 보이면서 유로존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유럽중앙은행(ECB)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오는 7일 ECB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돼 있으며 뉴스플로우도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는 상황이다.ECB의 통화완화 정책이 활용된다면 유로존 경기 둔화 우려가 방어된다는 측면과 글로벌 유동성 공급 주체가 더 늘어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이슈다. 그러나 달러화의 강세를 야기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유동성의 흐름에 변화를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도 내포하고 있다. 최근 신흥아시아 지역의 환율 변동성이 높아지며 주식시장 외국인 자금 이탈이 나타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그러나 분명 긍정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주말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에 대한 기대치가 낮춰지고 있어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가 희석되면서 달러 강세가 심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CB의 자금 공급이 결정되면 유럽계 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달러의 강세를 야기함으로써 신흥 지역 증시의 자금 흐름의 변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우려할 부분이나, 유동성 공급,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 경감 등 제반 사항을 고려할 때 긍정적인 접근이 가능하다.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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